CES 2020 참관기

[참관기] CES 2020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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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은탁기 KBS TV기술국]

□ CES 소개
CES는 비즈니스와 브랜드, 기술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행사로 1967년 뉴욕에서 제1회 전시회가 시작됐고, 올해로 54회를 맞는다. CES 2020 국가별 참여 업체 수는 미국 1,933개, 중국 1,368개, 한국 390여 개, 프랑스 279개, 일본 73개 등으로 161개국에서 4,500여 개 업체, 약 18만 명이 참가했다. 세계 3대 IT 전시회(CES, MWC, IFA) 중 가장 큰 규모다. 그 규모를 지도에서 살펴보면 크게 3개의 구역에서 진행되고 구역 간에는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그중 가장 규모가 큰 Convention Center 중앙 홀의 전시 부스의 수만 봐도 참가 업체 수와 전시회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각 호텔-CES 박람회 장소 간 셔틀버스만 12개 노선을 운행하고, 전시장 간 이동을 골프 카트를 이용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대규모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최근 CES에서는 스마트워치(2012년), 웨어러블(2014년), 사물인터넷(2015년), 스마트카 및 VR(2016년), 자율주행차(2017년), 스마트시티(2018년), AI 및 5G(2019년) 등이 이슈였고, 2020년에는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AI, 자율주행, VR, AR, 5G 등 최근 5년 사이 우리에게 익숙해진 기술을 어떤 식으로 사업화했는지에 대한 부분이 화두가 됐다. 그중에서 돋보였던 부분은 미래형 교통 시스템이었고,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5G, AI, 자율주행 간 결합으로 산업 간 융복합으로 새로운 환경이 도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디스플레이 분야 –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LG, 삼성, 저가 공세의 중국 가전

LG의 Roll-Up & Roll-Down TV 전시
곡면에 설치 가능한 LG의 OLED TV

CES 2020 디스플레이 분야는 프리미엄 영역에서의 고화질(8K) 추구로 경쟁이 심화했으며 중국 TV 업체는 UHD 영역에서 가격 경쟁력 확대 및 저가 공세로 시장에 진출하는 양상을 볼 수 있었다. CES 2020에서는 8K TV의 구현 방식을 Mini LED, Micro LED, OLED, Q-OLED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했는데, OLED 제품은 형태의 변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롤러블 타입, 폴더블 타입 등으로 차세대 많은 수요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했다. LG전자는 CES 2019에서 발표한 Roll-Up TV에 이어 Roll-Down TV를 발표해 OLED의 장점인 폼팩터 변형에 집중한 전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는 QLED 8K에 머신러닝과 딥러닝 방식을 결합한 프로세서를 탑재해 원본 영상의 화질을 최적으로 업스케일링 해주는 제품을 전시했다. Micro LED는 삼성, LG를 비롯해 중국 업체인 KONKA, TCL 등 많은 글로벌 TV 제조사에서 큰 사이즈와 고해상도를 강점으로 제품을 전시했고, 높은 가격으로 인해 B2C보다는 100~150인치대의 B2B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기술 발전 시 향후 가정용 사용 가능성이 보였다. Micro LED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는 Mini LED를 선보이는 회사들도 있었다.

□ 한 걸음 나아간 AI

삼성의 AI 로봇 볼리

2020년 CES에서는 한층 더 강화한 AI 기술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AI는 이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말하는 언어를 이해하고,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전 영역을 파고들어 각종 가전은 물론 도어락과 같은 소형가전에도 접목됐다. 삼성전자는 ‘볼리’라는 로봇을 소개했는데 볼리는 마치 애완동물과 같이 사용자 언어와 이동을 인식하며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연결해 명령, 제어한다. 또한 딥러닝 기반 AI로 인간의 행동, 감정을 표현 능력이 탑재된 인공인간 ‘Neon’을 공개했다. LG전자는 ‘CLOi’s Table’ 개념을 도입해 재료 주문, 조리, 서빙, 설거지까지 로봇에 의해 이뤄지는 장면을 시연, 소비자의 가사 업무를 줄여줬다. 가장 우수한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과 아마존은 각 전시장에서 자사 AI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를 적용한 제품을 다수 공개했다. 두 기업 외에도 다수 기업이 두 기업과 AI 파트너십을 통해 내놓은 작품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 모빌리티 동향(전자 회사의 모빌리티 전장 기술 활용 전시, Flying Car)
CES 2020은 모빌리티 관련 기술이 주류를 이뤘다는 평이 많을 정도로 모빌리티 관련 전시가 주를 이뤘다. 자동차 업체에서는 도시형 비행체 개발을 발표하고 전자 회사에서는 전기차를 발표하는 등 산업 분야별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했다. CES 2020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TOP 10 기업 중 1위가 소니였을 정도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부분은 소니의 자율주행 콘셉트 카 ‘Vision-S’의 프로토타입 공개였다.

소니의 전기차 Concept Car ‘Vision-S’

소니는 디스플레이 등 다른 가전의 전시는 생략하고 비전-S 공개에 집중한 듯했다. NVIDIA, Qualcomm 등 여러 다른 업체의 협업으로 개발한 것이지만, 자동차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Vision-S의 출시 여부에 대해선 소니가 확실하게 발표하진 않았지만, 각종 센서와 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소니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가전사인 보쉬는 자율 셔틀버스의 콘셉트를 통해 IoT와 AI를 결합한 기술을 선보이는 등 가전사의 전장 기술 공개는 자율주행 이후의 모빌리티 전장 기술의 다양한 활용을 예상하게 했다.

퀄컴은 이번 CES에서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해 통신 인프라 영역에서 자율주행 관련 플랫폼 업체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마존은 자동차 관련 전시관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던 부스로 Alexa와 AWS를 접목한 솔루션을 공개했고 로보택시, 커넥티드 차량 솔루션 등 AWS를 활용한 자율주행 솔루션과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다. Alexa는 일부 모델에 이미 탑재해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람보르기니도 추가해 아마존의 자동차 분야로의 확장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의 S-A1

또한,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Flying Car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CES에서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개인 비행체(PAV) ‘S-A1’을 최초로 선보였다. 전기추진으로 수직 이착륙, 시속 290km로 100km를 비행할 수 있으며, 2023년까지 시제품 완성을 목표로 하는 S-A1은, Uber의 플랫폼 기술과 협업을 추진 중이다. Uber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비행 택시 서비스인 ‘우버에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Flying Car 영역에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주목받았던 업체는 미국의 헬리콥터 제조 업체인 벨로 구체적 운영 플랫폼까지 제시한 에어택시를 선보였다. 관람객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드론으로 에어택시가 빌딩을 오갈 수 있게 체험 부스를 마련해 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였다.

자동차 전시관을 돌아보니 더 이상 자동차라는 H/W의 경쟁이라기보다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플랫폼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쟁점이 될 것 같다. Flying Car 모빌리티 시장에서 서비스 부문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Uber와 같은 플랫폼 업체가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짧은 영상 전용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Quibi’
CES에서는 드림웍스 창업자 제프리 카젠버그가 설립을 주도한 ‘Quibi’가 소개됐다. Quick Bites의 줄임말로, 한 입 거리라는 의미처럼 10분 안팎의 짧은 콘텐츠만 다룬다는 뜻이다. VOD는 모바일로만 볼 수 있는 모바일 온리 서비스로, 모바일 기기의 특성을 이용해 회전하는 영상을 제공하는 턴 스타일(Turn-style) 방식으로 영상을 제공한다. 영상은 세로와 가로 두 가지 모드로 재생된다. 가로 영상은 일반적인 영상과 같고 세로로 돌렸을 때는 ①가로 화면을 비율에 맞게 잘 잘라서 보여줄 때가 있고, ②세로 화면을 별도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이 단순한 방식으로 많은 콘텐츠 조합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의 낮은 레이턴시는 구글 클라우드의 기술 위에서 구동되며, 화면 전환이 저품질 네트워크에서도 구동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영화, 방송,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며 가격 책정도 기본적 유료 정책으로 광고 시청 여부에 따라 차등적으로 요금을 결정하는 정책으로 광고 포함 가격(4.99$)과 광고 없는 가격(7.99$)으로 결정됐다. 광고 역시 가로-세로 모드 전환을 제공한다.

□ 소니의 가상 세트 제작 기술

상단 모니터가 촬영 화면, 뒷면이 가상 디스플레이로 카메라 이동을 감지해 화면 변화된다.

소니에서 Vision-S보다 조금 더 관심을 두게 하는 기술이 시연됐는데 가상 제작 세트를 만드는 기술이었다. 실제 스튜디오를 3차원 데이터로 스캔하고, 그 데이터를 LED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배경 영상으로 비추어 카메라 이동을 센서로 감지해 배경 영상을 실시간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을 구현해 배우와 감독이 실제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H/W에서 S/W로, 기술을 융합해 보다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 창출의 시대로
CES 2020에서는 모빌리티 관련 전시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자율주행, AI, 5G, IoT, 클라우드 활용, 디스플레이 활용 등 기술 융합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전 시장에서도 점점 H/W 경쟁보다는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Leading 기업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H/W기반에서 S/W기반으로 이동하고, 새로운 복합 서비스를 고민 중인 방송 시장의 변화와 유사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방송기술도 새로운 기술을 어떤 식으로 활용해 어떤 서비스에 적용할지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아마존과 구글의 AI, 클라우드 서비스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돼 활용 방법에 따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자율주행에 따라서 발생하는 모빌리티 내 여가 활용 등 환경 변화에 방송사가 어떻게 대처할지도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