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KBS‧방문진 이사 추천 및 선임 연기

[종합] 방통위, KBS‧방문진 이사 추천 및 선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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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8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KBS 이사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추천 및 선임을 위한 전체회의 일정을 연기했다. 당초 방통위는 731일 전체회의를 열어 KBS 이사를 추천하고 방문진 이사를 선임하는 안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추후 회의 날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86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730일부 안건에 대해 상임위원들 간 협의, 정리해야 할 사안이 남아 있어 731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40차 전체회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방통위 측은 일부 안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공영방송 이사 추천 및 선임 안건에 대한 여야 추천 상임위원들의 의견 차이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KBS 이사회는 11명으로 구성되며 방통위가 분야별 대표성을 고려해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방문진 이사회는 9명으로 방통위가 방송 전문성과 사회 각 분야 대표성 등을 고려해 선임하고 이 모든 과정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서 결정된다.

방통위는 71일부터 14일까지 KBS와 방문진 후임 이사 후보자를 공개 모집했으며 그 결과 KBS 이사에 96, 방문진 이사에 60명이 지원했다. 방통위는 이들의 결격사유 확인 등을 거쳐 추후 전체회의에서 KBS 이사를 추천하고 방문진 이사를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회의 연기는 공영방송 이사 추천 및 선임을 놓고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구체적인 인선 기준을 요구하며 반발하자 이를 의식해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729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후보자의 세 번째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 공영방송의 이사 3연임(9)은 전례가 없을뿐더러 이사직 독점으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해치고, 정치권과의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지해야 한다3연임 금지 정파적 나눠먹기 금지 편성 및 제작 자율성 침해 인사 금지 등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공영방송의 이사 추천 비율을 여야 정치권이 나누어 가지는 방식이 관행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법령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적임자 인선이라는 인사 원칙에도 걸맞지 않는다방통위원 간 협의를 통해 합리성과 전문성, 그리고 품격을 두루 갖춘 최선의 적임자가 인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 9기 방문진인 차기환, 김광동 이사와 고영주 감사 등이 KBS 이사와 방문진 이사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차기환 이사는 20097월 정부여당 추천 몫으로 방문진 이사에 선임된 이후 총 6년 동안 방문지 이사직을 맡아왔고 이번에 KBS 이사에 출사표를 던졌다. 차 이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간베스트(일베)’, ‘수컷닷컴’, ‘뉴데일리등의 사이트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 등의 글을 퍼날라 여론의 눈총을 받아온 보수 인사다. 차 이사와 함께 6년 동안 방문진 이사를 맡고 있는 김광동 이사 역시 대표적인 우익 인사로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 시 국정원을 적극 두둔하는 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 이사는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김 이사가 차기 방문진 이사에 지원했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고영주 감사도 대표적인 극우 인사로 꼽힌다. 고 감사는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사건 담당 검사로 1982년 부산지검 공안검사를 지냈으며, 1995~1998년 대검찰청 공안기획과에서 근무했다. 특히 고 감사는 지난해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떼스는 사람들로 매도하는 한편 정부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작년 9월에 임명된 이인호 KBS 이사장의 연임도 확실시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이사장 임명 당시에도 극우적인 사상과 역사 인식이 공영방송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퇴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와 여당 측 일부 이사의 연임설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연임이 거론되는 인사들은 그동안 안팎에서 자질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온 인사들이라며 말로만 ()영방송 또다시 ()영방송 안 된다고 규탄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공식적인 자리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최 의원은 전대미문의 3연임이라며 방송 장악은 없다던 청와대가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리며 이사 선임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방통위 관계자는 하마평에 거론된 인물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다.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 일부 이사가 확정된 것처럼 명단이 나돌고 있다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현재 기초 단계가 마무리됐을 뿐 본격적인 인선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KBS와 방문진 이사 지원자 명단을 비공개로 하고 있어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이 이사 공모에 지원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