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보다 돈?”

“국민 건강보다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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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전숙희 기자] 39선데이저널의 보도를 통해 종합편성채널 MBN의 불법탈법적 광고 영업 실태가 드러나면서 방송에 대한 신뢰성과 방송 프로그램의 정확성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건강 또는 의료 정보가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됐을 경우 그 부작용은 다른 교양예능 프로그램보다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에 현재 건강 및 의료 정보 프로그램의 실태를 짚어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713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주최로 열린 방송의 건강의료 정보과연 이대로 좋은가?-방송의 건강의료 정보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선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반명 규제 방법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먼저 발제자로 참석한 정재하 방심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종편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건강 정보 프로그램은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일부 건강 정보 프로그램의 경우 의도하는 목적에서부터 구성 내용의 정확성이나 영향에 이르기까지 방송의 공공성을 무색하게 느낄 만큼 우려스러운 문제가 표출되고 있다며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와 방송 심의 규정을 위반한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13건에 불과했던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사례가 올 상반기에만 무료 약 5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종편을 중심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특정인의 체험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방법으로 식품이나 건강식품을 다루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선임연구위원은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의 사전 자체 심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의료 정보 프로그램에 대해선 필수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 방송 전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자체 평가 또는 자체 심의를 진행하고, ‘내용의 사실성판단을 위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의 평가 또는 감수를 선행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귀미 방심의 종합편성채널팀장도 “(방심위가) 심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청자 보호와 질서 유지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정보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과 역정보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 뒤 실무에 반영했으면 한다며 자율적인 규제 강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자율 규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의견도 나왔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백수오의 경우 문제가 일어난 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며 시청자 입장에서는 사전 심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윤 소장은 병원은 방송 광고가 금지돼 있지만 협찬은 가능해 프로그램 제작비까지 지원하는 병원이 있다며 병원의 협찬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어에 앉아 있던 현직 방송 작가도 방송을 내보낼 때 작가로서 불안감을 느낀다. 제한된 시간 내에 만들어 의사 한 명에게 의존해야 하고 심의실에 대본을 보내도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협찬 금지 등 사전 규제 강화에 한 표를 던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인의 윤리 의식 강화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은주 서울 YMCA 소비자환경팀 부장은 전문성이나 윤리성보다는 상업성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의료인과 방송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민 건강을 침해하고 있다며 의료인의 윤리 의식 강화가 급선무라고 꼬집었다. 최 부장은 특히 렛미인과 같은 일부 프로그램은 100% 협찬으로 방송되고 있다쇼닥터 프로그램이 병원과 의사의 홍보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날 발제를 맡은 정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준비하면서 시골 장터에서 약을 팔기 위해 공연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장면 등이 연상됐다.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싶었는데 발제문에서 의사의 윤리성 제고 부분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