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신용섭 EBS 사장이 EBS 수신료 배분율을 현행 3%에서 15%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사장은 6월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 본사에서 ‘TV 수신료 현실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EBS는 공영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공적 재원 비율이 23.4%에 불과하다”며 “TV 수신료를 현실화해 현행 가구당 70원에 불과한 EBS 수신료를 600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EBS는 전체 예산의 4분의 1이 공적 재원이고 나머지 4분의 3은 각종 사업을 통해 자체 충당하고 있다. 또 방송법에 따라 KBS와 97:3의 비율로 나누고 있는 수신료는 EBS 전체 예산의 6%에 불과하다. 여기에 수신료 징수를 위탁받은 한국전력공사에 지급되는 165원을 공제하면 EBS가 받는 배분금은 더욱 줄어든다. 신 사장은 “수신료 2,500원 중 3%인 70원으로는 급변하는 방송통신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수신료 배분율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BS의 요구대로 수신료 배분율이 15%로 확대될 경우 EBS 전체 예산 중 수신료 비중은 6%에서 34%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EBS의 수신료 배분율은 지난해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불합리한 수신료 배분율로는 EBS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무를 다할 수 없다”며 “수신료 배분율을 상향하는 등 EBS의 공적 재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수신료 인상 승인안 검토보고서에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정체성 회복을 위해 공적 재원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논리는 EBS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으며, KBS와 EBS의 양 기관의 공적 재원 비율이 장기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EBS 배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날 신 사장은 35년째 2,500원으로 동결된 TV 수신료의 현실화를 촉구하는 한편 EBS가 배제된 수신료 의사결정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시장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 상임위에 상정된 4,000원 수신료 조정안을 원만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한 뒤 “수신료와 관련한 의사결정 과정에 공영방송의 한 축인 EBS가 배제돼 있는 부분 등 법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TV 수신료는 KBS 이사회가 주도하고 방통위를 거쳐 국회에 승인되는 구조여서 EBS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