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청피아 논란 ‘공허한 메아리’

[기자수첩] 관피아‧청피아 논란 ‘공허한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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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관피아’, ‘청피아등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현될 조짐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신임 원장에 윤종록 전 미래부 제2차관을 임명했다. 차관 자리에서 물러난 지 불과 40여 일 만이다. 관련 업계에선 윤 전 차관을 시작으로 미래부 공무원들의 산하기관 진출이 활발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만성적인 관피아 논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지난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미래부 산하기관에 채용된 중앙부처 출신 공무원은 총 74명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사과문에서 관피아를 제도적으로 막아 규제자와 피규제자의 부정한 유착관계를 끊겠다고 밝혔으나 관피아 문제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대통령 스스로 공신이나 측근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관피아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출신들의 재취업을 마냥 비판할 수는 없다. 이들 중 일부는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 해온 경험과 전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는 전문가를 퇴직 이후 다시 활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윤 전 차관도 미래부 전에 KT 임원과 벨연구소 연구원, 연세대 연구교수 등을 지낸 바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관피아보다 더 큰 문제는 청피아다. 대표적인 예로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을 들 수 있다. 백 원장은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출신으로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홍보담당 이사, 코콤포터노벨리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부사장 등을 거쳤지만 인터넷 분야에서 일한 적은 없다.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충분한 경험과 경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낙하산 인사는 산하단체는 물론이고 미래부까지 후퇴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지적해봤자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검증이 선행되지 않는 지금의 인사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관피아 청피아 논란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