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U, UHD 발전 위해 교류·협력 약속

EBU, UHD 발전 위해 교류·협력 약속

885

   
 

(방송기술저널=곽재옥) 일주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유럽방송연합(EBU, Europe Broadcasting Union) 방문단이 국내 지상파 방송사 및 가전사 등을 방문해 UHD 발전현황을 확인한 데 이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OBETA)와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향후 UHD 시행을 위한 실질적 교류협력을 약속했다.

이곤 베르하렌(Egon Verharen) 회장(Chairman of EBU Technical Committe)을 비롯한 10명의 EBU 방문단은 먼저 MBC·SBS(1월 19일)·KBS(1월 23일)를 방문해 스튜디오, UHD편집실 등을 견학하며 한국 방송사가 추구하는 미래 방송 전략 및 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각사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통해 EBU와 한국 방송사 간 기술교류 확대 및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또 1월 21~22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방문해 UHD TV 생산 현장을 견학하고 방송기술 관련 정보를 교류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핵심적으로 논의된 것은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UHD 방송을 위해 가장 관건이 되고 있는 700MHz 주파수다. 올해 11월 WRC(World Radio Congress:세계주파수회의)에서 700MHz에 대한 많은 부분이 결정될 예정이어서 국내 상황에 대한 EBU 측의 관심이 높았다. 영국 등 유럽의 경우 EU 총재가 얼마 전 2022년 이전 700MHz 주파수 배치를 마치고 700MHz 이하 주파수는 2030년 이전에 배치하기로 논의를 마친 가운데 이런 결정이 나온 데는 우리나라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통통신업계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BU 측은 “유럽 각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UHD 방송이 지상파를 중심으로 보급돼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되고 있다”며 “이동통신업체들은 많은 스펙트럼이 이미 있음에도 주파수를 더 요구하고 있지만, 방송은 시청자에게 공공서비스로서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방송사들의 입장 전달이 성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700MHz 주파수를 이동통신이 아닌 방송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한다는 입장을 WRC에서 유지한다면 타국에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은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HD방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UHD 전환 시기는 2018년에서 2020년 사이로, UHD 방송을 위한 주파수 배분은 우리보다 늦은 2018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예정). 이에 EBU TC의 기술혁신국(Technology & Innovation Department)은 미래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UHD의 핵심기술로 화면 픽셀이 증가하는 4K 영상구현을 넘어 보다 생동감 있는 4K 영상구현의 2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구체적인 UHD 전략으로 △차세대 TV 시스템으로서 확실한 가치를 시청자에게 부여하기 위해 워크플로우 시작과 끝을 규정하는 표준 제정 △새로운 형태의 통합 제작 워크플로우를 통해 다양한 기기 간 유통에 대한 효율적 대응 △전체 네트워크 방송 인프라와 품질 관리 위한 표준 및 미디어 제작 구조 정의 △파일 기반 환경에서 품질 관리와 자동화 위한 기술 제안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교류에서는 UHD 방송을 위한 표준화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TTA를 통한 사적 논의 단계에서 표준을 만들고 이를 국립전파연구원(RRA)에 제공해 국가 표준의 단계를 밟는 것이 일반적 수순이나, TTA 의결권의 40%를 점유한 이동통신사가 ‘UHD 송수신정합표준안’ 승인을 거부하고 있어 기술의 표준화가 녹록치 않은 상황. 이에 방송사 주도로 독립적인 표준단체를 만들어 RRA에 바로 기술표준을 지원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와 관련해 EBU 측은 “지상파방송은 항상 UHD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독립 단체를 통한 표준화는 충분히 가능하고 전략적으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좋은 디바이스를 바탕으로 지상파방송이 좋은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TV와 모바일 사이의 논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BU는 이번 방문에 있어 주선 역할을 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술 교육 및 협력 촉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방송기술정보 교류 △각 기관 주최 연례국제회의 연사 교류 및 기술적 협력 후원 △공동 연구 프로젝트 실시 △방송의 미래전략 공유 등을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이후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과 사이먼 펠 EBU TC 기술국장은 “두 조직은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 따라 협력 촉진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구체적 행동을 수행하기 위해 조직 간 상호 협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