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로드맵 마련, 지상파 다채널 방송(MMS) 시범방송 실시,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1월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 공익성 및 공정성 강화 ▲방송 서비스 활성화 ▲방송통신시장의 공정 경쟁 및 이용자 보호 등을 큰 축으로 하는 ‘2015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15일 공개된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이번 계획은 지난해 8월 마련된 ‘제3기 방통위 비전 및 정책과제’를 기반으로 최성준 위원장과 상임위원 4명의 논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상파 UHD 방송과 지상파 MMS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정책이다. 방통위는 “실감형 콘텐츠 수요가 증대됨에 따라 UHD 방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중‧일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콘텐츠 제작 활성화 등 UHD 생태계 조성 방안 △전송 표준 등 기술 여건과 가용 주파수 확보 고려 △시범방송, 도입 형태 및 도입 시기 등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논의해 올 상반기 중으로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또 프로그램광고, 토막광고, 자막광고, 시보광고 등 시간과 횟수를 규제하는 현행 칸막이식 방송 광고 규제를 방송 프로그램 편성시간 당 총량제로 개선하고, 가상‧간접광고 규제도 완화해 방송 광고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 광고는 광고 종류별로 시간과 횟수 등을 나열식으로 규제하고 있어 시장 요구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가상광고 등의 경우에도 창의성이 발휘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올해 안으로 공청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현행 방송 광고 시장은 1960년대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이번 규제 완화로) 좀 더 창의적인 광고가 나와야 하고 이렇게 활성화돼야 이를 재원으로 좋은 콘텐츠들이 제작될 수 있다”며 광고 규제 완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TV조선(조선일보)‧JTBC(중앙일보)‧채널A(동아일보)‧MBN(매일경제) 등 종합편성채널을 중심으로 하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지상파 광고총량제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시행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편은 지상파 광고총량제 실시로 광고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중간광고 없이 광고총량제 실시만으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종편의 반발이 중간광고 허용을 막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는 이외에도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방송 사업자의 재허가 및 재승인 심사기준을 고시로 제정하고, 방송의 공정성과 품격 제고를 위해 방송평가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종편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 책임 등에 대한 운영실적을 매반기, 콘텐츠 투자 계획 및 재방비율 이행실적을 매년 점검키로 했다.
또한 공영방송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KBS 수신료 현실화도 추진키로 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2월 KBS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으나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데다 종편으로 광고가 쏠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돼 있다. 방통위는 수신료 현실화로 공영방송의 재원을 정상화하는 한편 유휴 자산 조정과 소외계층 배려 등 자구 노력과 공적 책무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