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곽재옥)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 간 재송신료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지상파 4사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에서 탈퇴했다. 목적이 다른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의 ‘어색한 동거’가 끝난 셈이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KBS·MBC·SBS·EBS 회원사로 활동해 오던 KODIMA에 탈퇴의사를 밝혔다. 현재 문서작업과 협의사항 검토 등 정리절차가 진행 중이며, 다음 달 이사회에서 이사 탈퇴 논의가 이뤄진다는 소식이다.
지상파 3사의 이 같은 결정에는 KODIMA가 최근 지상파 재송신료(CPS)와 관련해 유료방송업계에 유리한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KODIMA가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 지상파 3사의 공통된 입장은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해 주지 않는 협회에 더 이상 소속해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며 “KODIMA 측에 탈퇴 의사를 밝힌 것도 성명서 발표 직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재송신 협상과 관련해 KODIMA는 지난해 11월 ‘시청권보다 지상파방송사 수익이 우선인가!’ 제하 성명을 발표하고, 재전송료 대가산정 협의체 구성과 방송법 개정을 통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협상 개입을 촉구했다. 지상파 방송사들로서는 자사에 불리한 협회 활동을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KODIMA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산업과 방송문화 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2008년 출범했다. 주요 회원사가 IPTV와 지상파 방송사 등으로 실질적인 설립 명분은 인터넷TV(IPTV) 활성화에 있으며, 최근 들어 유료방송의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측이 이동통신사들을 메인회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 성명서 발표를 통해 알게 된 셈”이라면서 “한 배를 탈 수 없는 지상파방송 사업자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어색한 동거를 끝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KODIMA의 주요 회원사인 IPTV 3사는 아직 2014년도 CPS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로, CPS 재협상이 타결되면 2014·2015년 CPS를 소급해 지불하게 돼 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B, 티브로드는 CPS 계약 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 만료돼 재협상을 진행 중이며, CJ헬로비전은 MBC·SBS와 다음 달 계약 기간이 종료된다.
지상파 4사가 빠진 KODIMA 홈페이지 내 회원사 소개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