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는 통합방송법 … 법안 처리 쉽지 않을 듯

속도 붙는 통합방송법 … 법안 처리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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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을 통합하는 이른바 통합방송법 제정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통합방송법 작업이 유료 방송 분야로 한정돼 있고 유료 방송 사업자들의 민원 처리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법안 처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223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법IPTV법 통합 등 유료 방송 규제 체계 일원화에 관한 사항을 원안 그대로 보고했다.

지난해 5유료 방송 규제 체계 정비가 국정과제로 채택됨에 따라 마련된 안건으로 방송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한 규제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송 유형 및 사업 분류 체계 개선 진입 규제 완화 겸영 규제 근거 신설 금지 행위 대상 및 유형 일원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먼저 현행 방송법의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IPTV법의 IPTV를 삭제해 TV라디오데이터 방송으로 통합하고, 방송법 상 방송채널사용사업(PP)IPTV법 상 IPTV 콘텐츠 사업을 PP로 통합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일관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진입 규제도 완화된다. 방통위는 현행 법체계를 유지하되 매체의 사회적 영향력 등을 고려해 주문형 비디오(VOD)나 게임, 노래방, 증권, 날씨 등 비실시간 일반 PP는 신고제로 완화하고, 현행 방송법 상 성격과 운영 범위가 모호한 직접사용채널(직사채널)은 공지채널로 한정해 IPTV를 포함한 전체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허용키로 했다.

그동안 꾸준히 직사채널 허용을 주장해온 IPTV 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IPTV 업계 관계자는 공지채널 허용은 시청자 복지 측면에서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앞으로 산업적인 부분도 생각한다면 직사채널을 모든 플랫폼 사업자에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지 않나 싶다정치적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보도 장르에 한정하는 장치를 두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KT 진영과 반 KT 진영으로 나뉘어 격돌해온 합산 규제는 우선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등 전체 유료 방송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시장점유율 제한 한도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안과 시장점유율을 33%로 제한하되 3년 후 일몰(규제가 자동 폐지되는)하는 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지상파방송과 IPTV 간 겸영 제한 근거도 신설해 지상파 방송사가 IPTV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외에 공정 경쟁 관련 사항도 보안됐다. 방통위는 불공정 행위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IPTV 콘텐츠 사업자도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 방송법과 IPTV법 상 금지 행위 대상과 유형을 일원화했다. IPTV 사업자에게만 부과됐던 회계 분리 의무를 전체 유료 방송 사업자로 확대했다.

방통위는 이날 보고 내용을 내년 2월까지 더 구체화해 이후 입법 예고와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방통위가 보고한 통합방송법이 유료 방송에 국한돼 있어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같은 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공동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통합방송법 논의가 사업자 중심으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적 영역과 시청자 권리 등 시청자 영역에 대한 보안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박상호 공공성TF 연구위원은 통합방송법이 유료 방송의 규제 완화만 담고 있기 때문에 방송의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방송이라는 영역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으로 무 자르듯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며 “(통합방송법 논의에서) 공적 영역과 시청자의 영역을 도외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상파방송과 시청자 복지에 대한 보안 없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 역시 유료 방송에 대한 규제 정비만 먼저 시행하고, (방통위의 계획대로) 지상파방송을 비롯한 공적 영역에 대한 논의를 중장기적으로 진행한다면 난개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를 중심에 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