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재송신 개입 논의 미뤘다

방통위, 재송신 개입 논의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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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1112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의결 안건으로 상정됐던 재송신 분쟁 조정 방안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 논의가 다음 주로 미뤄졌다.

이날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본격적인 안건 논의에 앞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부분은 의견 차이가 있어 조금 더 조정이 필요하다며 다음 전체회의가 열리는 1118일에 본 안건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논의 예정이었던 방송법 개정안은 직권조정제도’, ‘방송유지재개명령권등 재송신 분쟁 조정 방안을 담은 것으로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 방송 업계 간 협상에 직접 개입할 수단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방통위는 올해 말 국회 상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방통위가 준비 중인 방송법 개정안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정부가 직권으로 가입자당 재송신료(이하 CPS)를 조정하고, 블랙아웃 발생 시 방송 재개를 강제할 수 있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방송 업계에서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방통위가 추진하려는 직권조정, 방송유지재개명령권 등의 도입은 결국 시장의 자율적 조정 원리라는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고 사업자의 사업권 및 영업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문제를 더욱 어렵고 꼬이게 하는 방안일 뿐이라며 방통위의 섣부른 시장 개입이 오히려 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막강한 언론기관인 지상파 방송사와의 계약이나 협상에서 힘의 균형에 바탕을 둔 정상적인 시장의 조정 능력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한 뒤 “KBS 등 공적 재원으로 투입되는 공영방송사가 운영하는 채널을 의무재송신 대상에 포함할 뿐만 아니라 대가 산정을 위한 협의기구 운영에 대한 내용도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며 오히려 한국방송협회의 성명에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관련 업계에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 방송 업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방송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서는 합리적인 콘텐츠 거래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선 CPS 협상을 사업자 간 자율협정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역시 CPS 협상은 사업자 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 방송 간 브라질월드컵 중계 협상에 정부의 입장을 담은 공문을 통해 무리하게 개입을 시도했던 바 있다. 당시 정부가 의도치 않게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의 직접 수신 가능성을 배제하며 지상파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몰이해를 노출시켜 비판받았던 사례를 거울삼아 이번 논의에서는 지상파 플랫폼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로 방송 업계와 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전반이 납득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