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KT스카이라이프가 기존 표준해상도(SD) 가입자의 고화질(HD) 전환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3분기(7~9월)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 악화는 일회성 비용 발생일 뿐 KT스카이라이프가 직면한 더 큰 문제는 가입자 증가 둔화 추세라고 꼬집고 있어 ‘접시 없는 위성방송(Dish Convergence Solution, 이하 DCS)’ 사업 재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10월 30일 3분기 실적발표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3% 감소한 76억8,000만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와 비교해서도 55.6% 감소한 규모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05억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7%, 전분기대비 3.7% 증가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3분기 가입자는 426만 명으로 1만4000명 증가했고, 가입자 증가에 따라 홈쇼핑을 비롯한 플랫폼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면서 “다만 All-HD 구축을 위해 SD 가입자를 HD로 전환했고, 광고 선전비도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 결과적으로 실적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KT스카이라이프의 3분기 영업비용은 지난해보다 26.7% 늘어난 1,528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KT스카이라이프가 직면한 더 큰 문제는 가입자 증가 추세가 점차 둔화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KT스카이라이프의 3분기 신규 가입자는 2만 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거의 최저 수준이다. 이에 반해 해지 가입자는 매분기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르면 11월 중 KT스카이라이프가 DCS 사업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에게 있어 DCS 사업 재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DCS는 접시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고도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위성에서 전송한 방송 신호를 각 지역의 KT전화국이 수신해 IP(인터넷 프로토콜) 신호로 변환한 뒤 이를 KT 인터넷망을 통해 각 가정까지 송출하는 방법이다. 한 마디로 위성방송과 인터넷TV(IPTV)가 결합된 방식이다.
앞서 지난 2012년 8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위성으로만 서비스를 해야 하는 KT스카이라이프가 유선망을 사용하는 것은 방송 역무 위반이라며 서비스 중단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올해 8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하 ICT 특별법)’에 따른 ‘신속 처리 및 임시 허가 운영 지침’을 확정하면서 DCS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에서는 “케이블과 IPTV에 가입자 수 제한이 있는 것과 달리 위성방송은 가입자 모집에 제한이 없어 공정 환경 조성 이후 DCS 서비스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DCS 사업 재개에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또한 DCS 서비스는 단순 기술 결합 방식으로 ICT 특별법 상 임시 허가 기준인 정보통신 융합 기술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을 염두에 둔 듯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0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DCS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케이블 등) 업계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라며 케이블 업계와의 협의 후에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KT스카이라이프가 KT와 망 투자비용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는 대로 DCS 사업 재개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어 KT스카이라이프의 DCS 사업 재개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