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UHD 활성화를 위해 15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한다. 4월을 기점으로 각 플랫폼의 UHD 정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부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월 17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UHD 방송 제작·송출·송신 분야의 핵심장비 개발에 58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핵심 장비는 클라우드 기반 편집시스템, 실시간 고효율비디오코딩(HEVC) 인코더, 지상파 송신장비 등 7개며 UHD 제작 공용장비에도 22억 원이 따로 편성된다.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공동 제작센터 내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 등에 UHD 제작 공용장비를 구축해 UHD 외연을 더욱 넓힌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UHD 도입에 있어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콘텐츠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국내 우수 영화, 드라마의 UHD 리마스터링(이전에 존재하던 기록 본의 화질이나 음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강력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제작지원 사업도 UHD로 제작하면 가점을 부여해 지원한다.
또 UHD 콘텐츠 제작 교육을 통해 올해 15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UHD 제작업체에 10명을 파견해 교육할 예정이다. 방송사 및 제조사, 제작사, 정부가 공동으로 조성한 UHD 펀드가 더해질 경우 지원규모는 훨씬 커지는 셈이다. 이에 힘입어 정부는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 10월 인천 아시안 게임과 부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통해 UHD 저변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UHD 활성화 정책을 두고 일각에서는 유료방송의 부족한 UHD 콘텐츠를 정부가 전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분적 UHD 상용화를 천명한 케이블의 경우 전용채널인 유맥스를 통해 UHD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분량은 200분을 넘기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에 비해 부족한 UHD 콘텐츠를 지원해 달라는 케이블의 요구가 거세진 상황이며, 정부가 이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은 ‘특혜’라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UHD 펀드에 박차를 가하는 UHD 협의체 내부에서도 논의된 바 있으며, 향후 극복해야 하는 부분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정부의 UHD 투자 정책은 광범위한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UHD 펀드 조성이라는 국지적인 분야에서 의외로 간단하게 대승적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UHD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상파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UHD 실험방송에 착수한 상황이지만 TTA의 표준정합모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해당 주파수의 할당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케이블은 4월 10일 UHD 상용화를 발표했으나 부족한 콘텐츠와 HDMi 2.0 셋톱박스 문제 등으로 실제적인 상용화 단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위성방송은 일본에 세계 최초 UHD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빼앗긴 상태에서 케이블과 비슷한 문제로 일정을 조율중이며, IPTV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셋톱프리’ 방식의 UHD 정책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