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해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해석하기에 따라 해당 주파수 할당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4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과 통신의 할당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700MHz 대역 주파수 문제에 대해 “700MHz 주파수 할당 용도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도 여유를 갖고 심도 있게 검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위원장은 “방송과 통신 모두 (해당 주파수)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양쪽 모두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며 “주파수가 국민의 재산이고 한 번 결정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결정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14일 최문기 미래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해 일정정도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당시 회동에서 최 위원장과 최 장관은 주파수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방송통신 분야의 현안을 두고 각자의 의견을 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장관의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신중론’은 그 자체로 비판의 소지가 있다. 통신의 경우 가입자에 비해 막대한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어 모바일 IPTV 및 무제한 요금제를 통한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방송은 700MHz 대역 주파수 하나에 ‘미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파 UHD 정국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가 할당되지 못하면 사실상 모든 프로젝트는 폐기될 위험에 직면한다. 현재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 실험방송이 실시되고 있지만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700MHz 대역 주파수의 할당을 계속 미룬다면 재원낭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미래부와 방통위의 주파수 공동 연구반이 가동되며 늦어도 5~6월에는 중간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빠른 결정과 관련 정책 추진이 절실한 순간이다.
한편 최 위원장은 현재 유료방송 중심으로 추진되는 방송 규제와 관련해 “규제를 통해 (산업이) 진흥할 수도 있고 축소될 수도 있는데 둘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유사보도 문제에 대해서는 “막바지 검토 중으로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규정을 적용했을 때 충돌이 나는 부분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모호한 상황판단을 보여줬다.
여기에 3기 방통위 파행에 대해서는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있어 더는 미룰 수 없었다”며 “여당과 야당 추천 의원의 비율 차이가 있지만 대화와 설득을 통해 합리적으로 이끌어가겠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최 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휴대폰 보조금 문제와 관련해 “솔직히 자신이 없기도 하면서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업도 수익을 연구개발에 사용해야 하는데 보조금으로 쏟으면 답답할 것”이라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또 시장 과열의 해법으로 제시된 번호이동 자율 제한제(서킷브레이크 제도)에 대해서는 “제한 기준을 어디까지 할지는 논의를 해야겠지만 제도 실행에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