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또 파행의 전조를 울리고 있다. 4월 임시국회를 대비해 여야가 노사동수 편성위원회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국회에서 전격 회동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선에서 합의가 결렬됐다.
이미 정치권이 6.4 지방선거 정국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국회 미방위의 파행은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국회 미방위 소속 여야 간사인 유해진 의원과 유승희 의원은 4월 8일 국회 모처에서 전격 회동을 가지고 노사동수 편성위원회를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협의했다. 2월 임시국회 당시 여야는 방송법 개정안 중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를 두고 전격적인 합의를 거친 바 있지만 종합편성채널의 맹공에 여당이 입장을 번복한 사례가 있다. 이후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는 물론 방송법 개정안 전체, 더 나아가 원자력방호ㆍ방재법 개정안을 비롯한 100여 개 계류법안도 줄줄이 밀려났다.
하지만 4월 8일 회동에서도 여야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며 결국 의미있는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조해진 의원은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구성에 대한 강제규정은 살리는 선에서 민영 방송사에 대한 별칙규정은 빼자고 제안했으나 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당은 전파를 활용하는 방송사의 경우 기본적인 공적 책무를 수행해야 하며, 예외없이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라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4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미방위가 공전할 확률은 더욱 커졌다. 가뜩이나 6.4 지방선거를 맞아 의원들이 ‘선거체제’로 돌입한 마당에 여야의 입장차이가 더욱 벌어진다면 전격적인 합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여야 원내지도부가 4월 임시국회 직전 원자력방호ㆍ방재법 개정안을 비롯해 미쟁점법안들을 일괄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이마저도 공염불로 그칠 공산이 높아졌다.
한편, 2월에 이어 4월에도 국회 미방위가 공전할 확률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한선교 미방위원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한 위원장은 여야의 입장을 조율하고 해결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나 소속 의원들을 만나 설득을 시도한 적도 없으며, 심지어 미방위 파행 과정에서도별다른 중재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최근 한 위원장의 문화체육관광부 배임 의혹을 제기함과 동시에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