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세계 최초 지상파 3D 드라마인 <강구 이야기>를 방송했다. 제조사와 공동으로 기획한 본 드라마는 본방송 시청률 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3DTV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숙제도 남기고 있다.
<강구 이야기>의 한 장면 |
한 때 3DTV는 세계적 열풍을 바탕으로 엄청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갔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뒤이어 등장한 UHDTV의 등장으로 차세대 뉴미디어 플랫폼의 지위를 포기당하고 ‘한물 간 플랫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UHDTV의 발전과 더불어 3DTV의 부활을 알리는 흥미로운 분석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사양사업으로 여겨지던 3DTV의 출하량이 조금씩 상승할 것이라고 밝히며 지난해 출하량이 4,490만 대에 머물며 바닥을 쳤지만, 이후 2015년 5,130만 대, 2016년 5,440만 대로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현재 시판되는 UHDTV에 3DTV 기능이 기본적으로 장착되며 상대적으로 3DTV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부분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플랫폼 사업자의 지치지 않는 3DTV 바람몰이도 한몫을 했다는 평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토종 3D 기술인 ‘듀얼 스트림 방식’이 ATSC의 공식 3D 기술로 인정받은 부분도 이와 결을 함께한다. 정리하자면, 3DTV는 부활의 전조를 알리며 조금씩 반등의 기회를 잡아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강구 이야기>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강구 이야기>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특히 대한민국 3D 생태계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플랫폼 적 외연확대가 절실한 부분이다. 이는 듀얼 스트림도 마찬가지지만, 3D 본방송을 보려면 관악산·남산 등에서 송신되는 수도권 지상파 신호를 직접수신하거나 케이블 사업자가 재송신하는 신호를 받아야 한다. 막강한 커버리지를 가지기 어려운 현재의 3D 생태계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는 애초부터 어려웠다는 뜻이다.
게다가 지상파와 영상 코덱이 다른 셋톱박스 기반의 유료방송에서는 듀얼 스트림이 아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3D 방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부분도 문제로 꼽힌다. 2D와 3D를 아우르는 듀얼 스트림이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뜻이며, 이는 전적으로 3D 생태계 미비에서 기인한 문제점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3D 제작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부분과,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3D에 몰리는 시청자의 경향도 생태계 구축의 암초다. 이러한 3D 생태계를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지 않으면 <강구 이야기>로 본 3DTV의 가능성은 만개하지 못하고 사그라질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