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공동 연구반, 결국 연장으로 ‘가닥’

주파수 공동 연구반, 결국 연장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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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가동하고 있는 700MHz 대역 주파수 공동 연구반의 활동기간이 전격 연장됐다. 연내에 반드시 가시적인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내년 2월부터 논의를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동 연구반의 이 같은 결정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둘러싼 방송과 통신의 힘겨루기가 공공과 상업의 영역을 넘나들며 전방위 공방전으로 번지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해석된다. 덩달아 700MHz 대역 주파수의 향배도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게 됐다.

현재 방송사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방송용 필수 주파수로 규정하며 난시청 해소 및 UHDTV 발전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방송을 공공의 영역으로 규정하고 더 많은 시청자에게 양질의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방송사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여기에는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가 통신사의 사유물이 아니며, 주파수의 민영화와 사영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상황판단이 깔려있다.

흐름도 좋다. 700MHz 대역 주파수의 활용을 통해 난시청 해소에 적극 나서면 현재 미래부가 추진하는 방송송출 장비 공동활용 및 소출력 중계기 증설과 더불어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있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KBS가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대한민국형 지상파 UHDTV가 세계에서 커다란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뉴미디어 영역을 공격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는 매력도 상당한 편이다. 2000년대 중반 정부가 미국식 디지털 전송방식을 채택하는 치명적인 오판을 저질러 대한민국의 미디어 플랫폼이 지금까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700MHz 대역의 방송 할당은 신의 한 수라는 평가다. 그런 이유로 방송사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지상파 UHD 로드맵인 ‘국민행복 700 플랜’을 통해 정부와의 타협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부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 찬 물을 붓고 있다. 최근 미래부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발표하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및 무분별한 데이터 트래픽을 자초하는 통신사에게 막대한 주파수를 할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또 전파진흥기본계획을 통해 공공의 영역에 대한 주파수 이용 대가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사실상 주파수의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한다는 비판이다.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는 700MHz 대역 주파수의 일부가 통신용 할당으로 정해져 있다. 구 방통위가 전체회의를 통해 700MHz 대역 주파수 상하위 40MHz 폭 할당을 정한 것을 그대로 계승한 셈이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의 지상파 UHD 전략 배제와 맞물려 공동 연구반의 정당성을 뒤흔드는 뇌관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 연구반의 활동 연장이 전격적으로 결정된 가운데, 사실상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은 2014년 상반기에도 정해지기 어렵게 됐다. 내년 2월부터 다시 논의에 돌입한다고 해도 방통위 상임위원 교체 및 논란이 되는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등 민감한 시기와 맞물려 주파수 할당이 순조롭게 진행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은 시계제로 상태에 빠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