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공정성특위 이번에도 ‘빈손’(?)

방송공정성특위 이번에도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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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로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이하 방송공정성특위)가 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별다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방송공정성특위는 당초 9월 말로 활동을 마치게 되어 있었으나 여야가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자 활동기간을 2개월 더 연장했다. 문제는 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인총연합회 등의 언론단체들은 “방송공정성특위가 활동시한을 연장했지만 여당의 ‘무의지’와 야당의 ‘무능력’이 겹치면서 이번에도 빈손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방송공정성특위 소속 위원들의 사무실을 찾아 적극적인 활동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단체들뿐만 아니라 학계도 방송공정성특위의 무능력함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여야는 공정방송을 끝내 외면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방정배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방송공정성특위가 ‘식물위원회’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방송공정성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적도 없고, 민주당 추천 전문가들이 만든 개정안마저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의 무능도 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제도를 바꿀 의지 자체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민주당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설립해 방송진흥 정책을 맡기고자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반발했으나 여야가 6개월 간 방송공정성특위를 운영해 방송의 독립성 보장, 해직 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공정방송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그런데 현재 방송공정성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공정방송을 만들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올래야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현재 표류하고 있는 ‘방송 공정성 개선자문단(이하 자문단)’의 합의안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여야의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지 않자 지난 9월 말 여야 추천 언론학자 10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몇 가지 합의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KBS와 EBS의 사장 선임 시 이사회 재적의 과반 찬성에서 3분의 2이상 찬성 또는 4분의 3이상 찬성으로 변경하는 특별다수제 도입, 공영방송 사장 지원요건 및 결격사유 강화, 보도 관련 갈등 해소를 위한 편성조정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으나 이마저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표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많은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대안 언론이 기성 언론을 자극해 국민들의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참담한 언론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역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방송공정성특위 위원들의 활동 실상을 알리는 보도 투쟁을 조직화하고, 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해 연대 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며 총파업을 불사하는 총력 투쟁으로 방송공정성특위가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