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전체가 통신용? 아니다!

[분석] 700MHz 주파수 전체가 통신용?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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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로 대표되는 Apple(애플)의 아이폰5s가 700MHz 대역 주파수 중 46MHz 폭만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00MHz 대역 주파수의 활용과 관련해 FCC가 Band Class(BC) 12 내부의 A블록을 할당받은 군소 통신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700MHz 대역 주파수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단말기를 제작하도록 강제하는 법률을 제정하려 하자 미국 통신사 업계 1, 2위인 AT&T와 Verizon은 물론 실질적 단말기 제조사인 Apple이 반대하고 나선 사례와 비슷한 결론을 시사하고 있다.

   
 
   
KBS 기술연구소 제공 – Apple 아이폰5s와 주파수 지원 양식서

현재 대한민국은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을 둘러싸고 방송과 통신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공동 연구반을 구성해 해당 주파수의 할당 주체를 모색하는 한편, 그에 따른 논리전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사를 중심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는 전 세계적으로 통신에 할당되고 있다’는 논리도 득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의 전 세계적 통신 활용은 실체가 없는 헛된 구호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해당 주파수가 전파적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각 나라의 핵심 산업에 활용되는 추세는 있지만, 모든 나라가 700MHz 대역 주파수의 통신 활용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Apple이 FCC의 법률 제정 움직임에 반대하며 700MHz 대역 주파수 전체를 커버하는 단말기 제작을 거부하는 것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에 Apple이 700MHz 대역 주파수 중 46MHz 폭만 지원한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며 이러한 논리는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KBS 기술연구소에 따르면, Apple의 아이폰5s는 700MHz 대역 주파수 BC 12,13,14,17 중 BC 13과 17만 지원한다고 밝혔다. 즉 BC 13과 17에 해당되는 46MHz 폭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파수 대역에서 아이폰5s는 작동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700MHz 대역 전체가 통신에 활용되고 있다는 미래부와 통신사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물론 APT(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협의체)가 밴드플랜 28에서 703-748MHz, 758-803MHz를 통신에 할당하고 TDD를 활용한 밴드플랜 44에서 703-803MHz 전체를 할당했지만 적어도 Apple의 아이폰5s는 해당사항이 없게 되었다. 밴드 28은 주파수 대역이 맞지 않아서, 밴드 44는 Apple이 TDD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Apple의 아이폰5s는 BC 13과 17을 지원하지 않는 국가에서는 작동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지난 9월 호주의 Optus와 Telstra가 700MHz를 통신에 할당받아 서비스에 돌입하였으나 신형 아이폰5s와 아이폰5c의 기술사양에는 이 밴드28의 누락으로 700MHz 서비스는 지원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KBS 기술연구소 제공 – 미국 700MHz 주파수 배분표
 

종합하자면, Apple의 예를 들어볼 때 700MHz 대역 주파수의 전체 통신 할당은 사실상 신기루라는 결론이 가능하다. 각 나라별로 주파수 수급 상황이 다르고 통신이 활용할 수 있는 대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Apple이 모든 통신의 전형적인 사례는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700MHz 대역 주파수 전 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단말기를 제작할 수 없으며 실제로 해당 주파수의 46MHz 폭만 지원 가능하다는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해당 주파수의 전 대역을 통신이 활용하는 추세라고 주장하며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 폭을 통신에 할당해야 한다는 논리는 일반적인 사례에서 힘을 잃어버린 셈이다. 동시에 일각에서는 주파수의 ‘총량’이 통신 서비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서 벗어난 만큼 이미 막대한 주파수를 보유한 통신사들의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주장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