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매출 하락으로 고사 직전에 놓인 지상파 DMB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청자 복지 차원에서 지상파 DMB를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29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36억 원의 광고매출을 기록했던 지상파 DMB의 올해(2013년 9월 기준) 광고매출은 80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사이에 광고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전 의원은 이 같은 자료를 발표하며 “지상파 DMB가 위기인 것은 LTE 이후 무선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동 중에도 고화질 스트리밍 영상이 끊이지 않고 제공되는 기술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중반 ‘손 안의 TV’로 불리며 등장한 지상파 DMB는 이동 중에 TV, 동영상, 라디오, 문자방송 수신이 가능토록 만든 순수 국내 기술로 다양한 산업적 파급효과는 물론 기술 수출 기대까지 한 몸에 받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비슷한 서비스이지만 끊김 없고 화질 좋은 N-스크린 서비스가 등장하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티빙이나 올레TV, POOQ(푹) 등의 N-스크린 서비스는 모두 유료형 서비스라는 단점이 있지만 지상파 DMB는 이동통신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는 무료 보편의 서비스”라면서 지상파 DMB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DMB 관계자들 역시 전 의원의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지상파 DMB 서비스 자체가 스마트폰이 아닌 과거 피처폰에 최적화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동안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라고 설명한 뒤 “최근 지상파 DMB가 고화질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단점을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 DMB 활성화 정책이 지원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광고주협회의 조사 결과도 지상파 DMB의 잠재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때 지상파 DMB를 이용한다고 한다. 지상파 DMB가 플랫폼으로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앞으로 코바코는 류현진 경기나 프로야구와 같은 킬러콘텐츠 수급을 통해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DMB로 발전하더라도 지상파 DMB가 매출 하락으로 인한 중단 없이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파 DMB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관련 학계에서도 “지상파 DMB는 일종의 무료 보편 서비스로 활용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일본에도 지상파 DMB와 비슷한 서비스가 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이를 참고한다면 지상파 DMB 시장이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지상파 DMB 업계에서는 고화질 기술 적용과 함께 지상파 DMB 활성화 방안이 마련된다면 지상파 DMB 방송이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N-스크린 서비스 등 동일한 모바일 TV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는데 화질 개선과 더불어 정책적 지원까지 이뤄진다면 새로운 서비스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지적만으로 정책 개선이 이뤄지겠느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상파 DMB는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의 관심은 다시 한 번 정부의 지상파 DMB 정책 지원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