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꼼수 편성’ 더 이상 안돼

종편 ‘꼼수 편성’ 더 이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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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만화 프로그램을 새벽에 집중 편성해 거센 비난을 받았던 종합편성채널이 더 이상은 이러한 ‘꼼수 편성’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애니메이션 방영 확대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애니메이션 편성제도 개선 전담반’을 구성해 지난 23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로 새벽시간대에 방영되었던 종편의 애니메이션 편성시간대가 어린이들이 쉽게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로 조정될 전망이다.

애니메이션 관련 학계, 업계, 협회, 연구기관의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은 올해 말까지 제작비 지원, 평가제도 개선, 어린이 주시청시간대 편성제도 개선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TV조선, 채널A 등 종편의 프로그램 편성 현황을 공개하며 “새벽시간대 어린이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고 있는데 주 시청 대상인 어린이들은 보지 말라는 편성”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TV조선은 어린이 프로그램인 <어린이특선다큐>를 오전 3시에 <꼬마버스 타요 시즌2>를 오전 4시에 각각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A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채널A 역시 <어린이 과학교실>을 오전 3시 30분에, <동화 속 과학탐험>을 오전 5시에, <무무와 푸푸>를 오전 5시 20분에 방송하고 있다.

노 의원은 “어린이들이 새벽 3시에 일어나 이들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종편들은 약속한 사업계획서를 완전히 무시한 수준 미달의 방송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방통위에 종편 재승인 심사의 엄정한 평가를 촉구했다.

종편의 이 같은 꼼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 중 하나다. 종편이 재승인 평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방송평가 항목 중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말 그대로 ‘그냥 편성만’ 해놓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까지 TV조선과 채널A를 비롯해 JTBC와 MBN 등 종편 4사 모두 어린이 프로그램을 새벽에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어린이들이 쉽게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시간대인 오후 4~5시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방송법에 나온 편성 규제는 편성시간대의 기준 없이 편성비율만 제시돼 있다. 이 때문에 종편이 광고 수익이 가장 낮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새벽 시간대에 편성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 도입을 주장해왔다.

이에 언론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전담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한 만큼 종편의 구색 맞추기 편성 행위가 변화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