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T 전격 압수수색

검찰, KT 전격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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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000억대 배임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을 조사하기 위해 KT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22일 오전 KT본사와 계열사, 임직원 자택 등 16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압수수색에는 KT의 본사, 서초동 사옥과 그룹 임직원들의 자택이 포함됐으며 KT의 각종 서류와 회계장부 컴퓨터하드디스크 등 관련자료를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는 지난 2월 KT가 지하철광고사업인 ‘스마트몰’ 사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60억원대 손실을 입힌 혐의로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동시에 검찰의 이례적인 KT와 이석채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두고 그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이석채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했음에도 사정당국은 미온적인 태도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각도 있다. 검찰의 이석채 KT 회장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사실상 예견된 사태라는 뜻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CJ를 겨눈 사정기관의 칼날이 뒤이어 KT와 이석채 회장을 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무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석채 회장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친박계 인사들을 대거 KT에 영입한 것도 검찰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바 있다. 그 만큼 검찰의 ‘이석채 회장 겨냥’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석채 회장이 아프리카 출장을 이유로 증인 불출석 의사를 보이자 많은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장 이사진을 장악해 친정체제를 공고히 한 이 회장이 국감에 출석해 치욕을 맛보는 길을 택하지 않고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마음먹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검찰은 신속하고 빠르게 칼날을 빼들었다. 물론 KT가 민영화를 거치며 사실상 정권의 사유물로 전락했다는 전제아래 KT 회장이라는 한정된 ‘자리’를 두고 현 정권의 파워게임이 시작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을 고발한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 회장이 8촌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지분을 갖고 있는 콘텐츠 업체 ‘사이버MBA’를 인수하며 회사에 77억원대 손해를, KT의 콘텐츠 사회사 KT OIC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6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고발하는 한편 200억원대 배임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들은 "KT가 이 회장 취임 전 스마트몰 사업에 5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회장이 취임한 후 6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며 그 배임의 규모가 1,000억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 10일 KT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소유 부동산 28개 사옥을 헐값에 매각해 회사에 869억원대 손실을 입혔다며 이 회장을 추가 고발했다. KT가 이 회장의 지시아래 2010~2012년 사옥 39곳을 매각하고 이후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사옥을 사용했는데 일부 건물은 감정가보다 낮게 매각한 뒤 과도한 임대료를 지불하는 수법으로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