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공공성 확보’ 물거품되나

‘방송 공공성 확보’ 물거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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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로 활동시한이 종료되는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이하 방송공정성특위)가 별다른 성과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활동시한 종료를 3일 앞둔 2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여야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끝났다.

방송공정성특위는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정부조직법 처리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민주당은 미래창조과학부를 설립해 방송진흥 정책을 맡기고자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반발했으나 여야가 6개월 간 방송공정성특위를 운영해 방송의 독립성 보장, 해직 언론인 복직, 공정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공정방송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문제는 지난 4월 출범한 방송공정성특위가 6개월 간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공정성특위는 오늘 전체회의에 앞서 여야 추천 언론학자 10명으로 구성된 ‘방송 공정성 개선자문단(이하 자문단)’이 마련한 합의안을 내놓은 바 있다. 자문단은 KBS와 EBS의 사장 선임 시 이사회 재적의 과반 찬성에서 3분의 2이상 찬성 또는 4분의 3이상 찬성으로 변경하는 특별다수제 도입, 공영방송 사장 지원요건 및 결격사유 강화, 보도 관련 갈등 해소를 위한 편성조정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각 사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합의안은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7일 성명을 내고 “MB정권에 의해 붕괴된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기대했던 일말의 희망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됐다”면서 “지난 대선과정에서 공영방송의 지배제도 개선을 국민에게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 장악 의도 없다’는 공허한 말만 남긴 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공영방송은 낙하산 사장에 의해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처참히 망가졌고, 제작과 편성의 자율성은 깡그리 무시당하고 있으며 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온몸을 던져 싸웠던 언론인들은 해직되어 고통받고 있다”면서 “방송공정성특위가 끝내 외면하고, 해결점을 내놓지 못한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방송인총연합회 역시 지난 24일 ‘방송공정성특위는 주어진 임무를 명심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더 이상의 직무유기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해직된 언론인 복귀 및 명예회복 △방송사 지배구조개선 △제작․편성 자율성 보장 등의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그 결론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