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방송의 8VSB 허용에 대한 막판 논쟁이 뜨겁다. 다음달 정식으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클리어쾀 TV와 더불어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며 관련 정국도 요동치고 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는 연구반 가동을 통해 전 세계 최초 유료방송에 대한 8VSB 허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미 종합편성채널 및 케이블, 기타 유료방송 사업자의 의견은 청취한 상태며 25일에는 한국방송협회의 의견도 취합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래부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늦어도 10월에는 케이블 방송의 8VSB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케이블 사업자의 8VSB 허용 문제는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문제점인 중소 PP의 퇴출에 따른 케이블의 구조적 약화 가능성이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8VSB 허용 문제가 1990년대 초 ‘다양성’을 모토로 출범한 케이블 사업자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부정한다는 것에 커다란 결격사유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8VSB가 허용되면 현존하는 PP의 40%가 자연스럽게 퇴출의 수순을 밟기 때문이다. 여기에 8VSB 허용 대상을 정하는 기준을 둘러싸고도 특혜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종편 및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자연스럽게 8VSB 허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클리어쾀 TV와 같은 절름발이 디지털 전환 논란도 있다. 케이블에 대한 8VSB 허용은 궁극적으로 케이블 가입자의 아날로그 상품 고착화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화질만 충족하는 것이 디지털 전환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8VSB 현안은 진정한 디지털 전환의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최근 8VSB 현안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전격 허용으로 결론이 난 클리어쾀 TV가 KT 스카이라이프를 위시한 케이블 외 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것처럼, 8VSB 허용 문제도 케이블 및 종편 특혜, 다양성의 훼손, 절름발이 디지털 전환 등의 문제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현재 케이블 외 다른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도 8VSB 허용을 주장하라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고, 이러한 논란이 지상파 MMS 현실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은 심각한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CPS 논란을 아우르는 현실적인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