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좌충우돌 주파수 정책 논란

미래부, 좌충우돌 주파수 정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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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MHz 대역 무선 전화기 사용이 내년부터 금지된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900MHz 아날로그 무선전화 사용자는 연내 1.7GHz나 2.4GHz 대역을 쓰는 디지털 무선전화기로 교체해야 하며, 이를 어길시 과태료를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700MHz 무선 마이크 대란과 마찬가지로 이번 900MHz 무선 전화기 사용 금지 조치도 정부의 안일한 주파수 정책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래부는 12일 “이동통신 전파와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전파법과 규정에 따라 내년부터는 900MHz 주파수 대역을 쓰는 무선 전화기 사용이 금지된다”며 “내년을 넘겨 계속 사용하면 법적으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900MHz 대역 무선 전화기는 1.7-2.4GHz 대역을 쓰는 디지털 무선 전화기와는 다르며 비면허 장비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부의 발표에 일각에서는 ‘엉터리 주파수 정책의 표본’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당장 내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계도 및 홍보 시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무선 전화기는 2006년 이전에 생산된 아날로그 제품으로서 비면허 대상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현황 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700MHz 무선 마이크 종료 정책과 마찬가지로 미래부의 어설픈 주파수 정책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재작년 실시된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정책적 판단 미스로 900MHz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은 이후, 무선 전화기 간섭으로 해당 대역의 LTE 상용화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미래부도 자연스럽게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해당 무선 전화기 종료를 부랴부랴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KT는 지난 7월 900MHz 대역 주파수에서 자신들이 LTE-A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한다고 밝히며 ‘우리의 잘못을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 주세요’라고 읍소하는 황당한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동시에 이들은 자신들의 주파수 대역을 800MHz 대역 주파수 쪽으로 0.7~1MHz 옮기는 주파수 클리어링을 요구하고 있으나 혼선을 경계하는 800MHz 대역 주파수 주인인 LG유플러스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대한민국 주파수 정책은 관련 부처의 담당자가 바뀔때마다 누더기로 전락한다는 오래된 속설이 있다. 당장 올해 여름에 들이닥친 전력 수급난을 둘러싸고 정책을 입안한 핵심 공무원들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판국에, 주파수 정책에 있어서도 ‘아니면 말고’식의 정책 남발을 통해 국민의 공공재를 누더기로 만들어 버린 관련 공무원들의 책임을 강력하게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