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던 CPS 가격이 280원으로 잠정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본지 확인결과 실제로 지상파 방송사는 IPTV 사업자와의 협상에서 350~400원 수준에서 논의되던 CPS 가격을 280원으로 확정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는 IPTV 무료 홀드백 기간을 기존 1주에서 3주로 늘리는 등, IPTV(유료방송) 사업자의 성의표시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CPS를 두고 벌어진 지상파 방송사와 IPTV 사업자의 갈등이 수습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지금까지 CPS를 두고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IPTV와 케이블을 위시한 유료방송 전반은 끊임없이 갈등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의 온전한 지적 재산권 보호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CPS 가격책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중론이었던 만큼, 이번 협상 타결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여기에 최근 케이블 업체가 디지털 전환을 위해 막대한 정부지원을 요구하며 자신들이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 부분도 이번 지상파-IPTV CPS 협상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료 지상파 콘텐츠 서비스를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오려던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CPS 협상 관정에서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CPS 협상 타결에도 암초는 있다. 먼저 CPS 협상이 1년 단위로 갱신되기 때문에 지상파-유료방송의 확고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비록 이번 지상파-IPTV CPS 협상 타결로 모든 유료방송 플랫폼에 대한 가격산정 협상은 완료했으나 당장 내년에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 및 각종 규제완화로 인해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며 CPS에 대한 논란도 가중될 확률이 높다. 특히 유료방송의 8VSB 허용 및 지상파 MMS 현실화를 계기로 CPS 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케이블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8VSB 허용 주장이 전체 유료방송으로 확대될 경우 CPS 과금 대상에 대한 논란부터 그 적정선을 확정하는 논리가 첨예한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블의 경우 아날로그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들은 CPS 과금 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에 8VSB 허용 현안은 곧장 CPS 논란으로 옮겨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 유료방송도 마찬가지다. 또 지상파 MMS가 안착이 될 경우 CPS 과금 채널에 대한 논란도 예고되어 있다. 심지어 미래창조과학부의 8VSB 연구반에서는 지상파 MMS와 유료방송 8VSB 허용 논란이 함께 논의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CPS가 전통적인 지적 재산권 보호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논의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등장할 여러 가지 방송기술 현안이 어떻게 시장에 안착하느냐에 따라 CPS 논란은 더욱 커다란 변곡점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