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육성과 방송 영상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콘진원은 12월 3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스튜디오큐브에서 열린 ‘버추얼 스튜디오’ 개관식 자리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과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이란 실사 이미지와 가상 이미지를 실시간 결합하는 것으로 실감 콘텐츠 제작과 실시간 시각효과 기술 전반을 아우른다. 초대형 발광다이오드 벽(LED wall)에 3차원(3D) 배경을 실시간 투사하고 배우와 배경을 동시에 촬영해 원하는 장면을 비교적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AI와 빅데이터 등과 밀접한 분야로 잦은 수정 없이 즉각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버추얼 프로덕션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실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그린 스크린(Green Screen)이라 불리는 크로마키 배경에서 촬영한 뒤 별도의 후반 작업을 통해 기술을 콘텐츠에 입히는 과정을 거쳤다.
과거에는 할리우드 대형 블록버스터급 영화 제작에서나 버추얼 프로덕션 방식을 볼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드라마나 광고 등 일상의 콘텐츠 제작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영주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언론정보학 박사는 ‘월간 방송과기술’ 기고글을 통해 “코로나19 때는 국내외 촬영지 확보가 어려워 일종의 대안적 방식으로 떠올랐으나 이후 기상 상태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제작 여건이라는 공감대가 산업 전반에 확산되면서 버추얼 프로덕션을 도입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구축과 이를 통해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버추얼 프로덕션 시장은 2024년 33억 7천만 달러에서 2032년 100억 7천만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CAGR) 1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K-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제작사들도 앞다퉈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있지만 할리우드를 내세운 미국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콘진원이 국내 최대 규모의 버추얼 스튜디오를 구축하면서 K-콘텐츠 창작공간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와 콘진원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육성을 위한 제작 기술 교류 프로그램 공동 개최 △방송 영상 산업 종사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각 기관 보유 네트워크 및 노하우 정보, 인프라 등 연계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승준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K-콘텐츠의 질을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기술”이라며 “할리우드는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제작사를 중심으로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시장 지배력이 높은 미디어 기업이 대형 버추얼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자사 계열사를 활용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 미디어 기업이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버추얼 스튜디오 개관으로 진입장벽이 조금이나마 낮아질 것 같다”면서 버추얼 스튜디오 개관 그리고 콘진원과의 업무협약에 기대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