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주파수 부족, 원인은 동상이몽?

통신 주파수 부족, 원인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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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권역 채널재배치가 시작되는 6월 12일을 불과 2일 앞둔 1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데이터 트래픽이 3년전보다 무려 183배 증가했다고 밝히며 주파수 영토 확보가 시급한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언론은 이러한 미래부의 발표를 근거로 통신용 주파수 할당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적극 독려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10일 미래부에 따르면 2G와 3G, LTE를 포함한 국내 이동통신 트래픽은 올해 4월 기준 총 6만779테라바이트(TB, 약 60페타바이트)로 밝혀졌다. 2009년 11월 333TB에 불과했지만 2011년 9월 약 1만7000테라바이트, 2012년 5월 3만2800테라바이트로 치솟으며 무려 183배로 급증한 수치다.

특히 LTE 트래픽이 특기할 만 하다. 2011년 7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 LTE의 경우 전체 데이터 트래픽은 2012년 1월 2,838TB에서 올해 4월 4만2,993TB로 1400% 이상 급격히 늘었다. 가입자 1인당 트래픽도 1,515메가바이트(MB)에서 2,160MB로 늘었다.

그런데 이러한 수치를 두고 그 원인에 접근하는 방식은 각 진영마다 판이하다.

   
 

먼저 통신 주파수 영토 확장에 무게를 두는 쪽은 급격한 데이터 트래픽의 원인을 통신기술 발전의 산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LTE-A의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통신기술의 발전과 통신 주파수 할당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링크’라는 뜻이다.

하지만 데이터 트래픽 자체가 통신기술의 산물이 아닌, 역설적으로 주파수 산업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분석도 있다. 데이터 트래픽이 심해진다는 현실을 단순히 통신 주파수 할당의 당위성으로 볼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주파수 산업의 불균형적 측면에서 통신사들이 주파수를 ‘낭비’하고 있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단순히 ‘이윤’을 위해 동영상 서비스 강화를 통한 모바일 IPTV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직 관련 법제가 완벽하게 구비되지도 않았지만 데이터 트래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요금을 취하는 사업 방향을 구상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통신사들은 최근까지 3G에 이어 LTE까지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데이터 트래픽 폭증이 통신기술의 발전 당위성을 고취시키는 한편, 주파수 할당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통신사의 주파수 낭비사례를 경계하고 올바른 주파수 배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암울하다. 미래부가 전면에 나서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통해 700MHz 대역 주파수를 위시한 주파수의 통신 할당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업이 타당하면 검토하겠다”는 말로 해당 주파수의 방송용 할당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