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지상파는 안중에 없나

[칼럼] 방통위, 지상파는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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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전국 디지털 전환의 후속조치로 3권역 채널재배치가 전라권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동시에 방송 플랫폼 환경을 둘러싼 경쟁도 후끈해지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방향을 잡지 못한 방향설정이 논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직접수신율은 10%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이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비록 MMS 허용에 대한 발언을 통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긴 했으나 강력한 추진의지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MMS 자체가 지상파 방송사의 협의 및 상용화 시기에 대해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방통위 차원의 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방통위로 대표되는 정부가 유료 방송 중심의 방송 플랫폼을 은연중에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판국이다. 그 가치판단의 주체야 국민이 하는 것이지만, 정부가 무료 보편의 미디어 서비스를 제1원칙으로 삼아야 하는 ‘공공의 복지’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가 종편 8VSB 허용을 기치삼아 종편특혜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논란이다. 이 부분은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련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전면에 나서 해당 현안을 추진하려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종편 개국 당시 특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방통위는 케이블 현안이냐, 종편만의 현안이냐에도 따지지 않고 무조건적인 상황 개입에 나서고 있다.

수신료 현실화도 마찬가지다. 방통위는 1회성 수신료 현실화를 기치로 결국 지상파의 광고를 종편 및 유료 방송에 몰아주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종국에는 지상파 죽이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심지어 방통위는 700MHz 대역 주파수 현안에서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래부가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기치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음에도 방통위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에서 한 발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방통위는 미래부와의 월권 논란을 감안하면서도 각 방송진영에 공격적인 현안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에 지상파는 없어 보인다. 특히 지상파 플랫폼에 대한 방통위의 진지한 고민은 없고 모든 책임을 지상파에만 넘기려는 의도도 엿보이는 판국이다. 심각한 문제다. 언제까지 기대만 하게 만들 것인가. 이기적인 진영논리가 아니더라도 공공의 미디어 플랫폼을 따져야 한다. 방통위는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야 한다. 다른 영역을 기웃거리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