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T가 2년째 논의 중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해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는 4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 독점력이 떨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티빙과 웨이브)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 가능성이라는 부분이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또한 “KT 입장에서 티빙에 대한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미디어 사업 전반에 거쳐 강력한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맺은 제휴”라며 “당시 사업적 협력에 대한 의지나 가치가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진 SK스퀘어 사장은 3월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빙‧웨이브 합병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임원 겸임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을 위해선 양사 모든 주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원만한 주주 간 논의를 통해 승인 절차 완료와 함께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티빙 지분은 CJ ENM이 49%를, KT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13.5%를 가지고 있고, 웨이브 지분은 SK스퀘어가 약 40.5%를, 나머지는 지상파 3사가 각각 19.8%씩 보유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성사되면 통합 회사의 OTT 시장 점유율은 32~35%에 달해 넷플릭스(38~40%)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티빙의 주요 주주인 KT는 그동안 양사 합병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김 전무는 “이미 KT 의사와 무관하게 기업 결합 신고가 들어가고 합병을 전제로 하는 길을 가고 있는 등 특정 측면에서 합병 효과에 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도 “CJ와 공식적으로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큰 이슈이긴 하지만 저희는 이것과 무관하게 저희 스스로 가야 할 길에 대해 더 고민하고 더 많이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