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경재 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종편의 8VSB 허용 및 방송의 공공성 담보 노력은 물론, 기타 투자 확충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협회 임원진과의 간담회 및 KBS 프로그램 출연에 이은 광폭행보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논란도 만만치않다.
이 위원장은 종편 사장단과의 만남에서 8VSB 허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 위원장은 “기술 방식의 선택은 기존 방송사업자의 기득권 보호보다는 시청자의 편익 증진 입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상 8VSB 허용으로 가닥을 잡는 뉘앙스를 풍겼다.
![]() |
||
동시에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종편의 8VSB 허용에 대해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방통위와 미래부의 협력을 통한 ‘종편 8VSB 허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 자체로 논란이다. 우선 기술적인 문제로 보자면 전세계적으로 8VSB의 경우 전파간섭에 강해 지상파 방송에, QAM 방식은 전파간섭에 약해 유선 방송에 활용되는 추세다. 게다가 종편의 8VSB 허용 방침은 아직 유료 방송 사이에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만큼, 순전히 종편 특혜의 연장선상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런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이 위원장이 수신료 일회성 현실화를 명목으로 KBS의 광고료를 종편을 위시한 유료 방송에 몰아주는 한편, 8VSB 허용으로 종편에 특화된 ‘타깃형 특혜’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물론 종편의 8VSB 허용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작년 11월 17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12 한국방송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종편의 8VSB 허용은 학계의 뜨거운 화두로 등장하기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종편은 자사의 방송과 신문 지면을 통해 연일 관련 기사와 사설을 쏟아내며 여론몰이에 안간힘을 쓴 바 있다.
심지어 2012년 12월 31일 전국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 당시에도 채널 A는 뉴스 리포트를 통해 8VSB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김희경 미디어전략연구소 박사의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현 정부에서도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으며 5월 20일 이 위원장의 발언으로 정점을 찍은 것이다.
이에 종편은 5월 20일 이 위원장 간담회를 통해 자사의 신문과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종편의 8VSB 허용이 디지털 전환의 최고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반대하는 지상파 방송사를 기득권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종편이 말 그대로 다양성을 꾀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사장단에게 전달했으며, 최근 물의를 일으킨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왜곡 방송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어 빈축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