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2월 5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KOC 2024를 개최했다.
KOC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orean Broadcasting Engineers & Technicians Association, KOBETA) Conference의 준말로, 기술 발전에 따른 다양한 사회 변화를 ‘콕(KOC)’하고 가볍게 찍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비영리 컨퍼런스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이번 KOC은 ‘방송기술인 모두의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이 준비됐다. 전성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올해 KOC은 방송기술인이 중심이 되는 자리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과 이야기들을 공유함으로써 방송기술 분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기획했다”면서 “방송기술 내부의 시각이 아닌 한 걸음 비켜난 외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인문학 강의부터 중앙 방송사 중심의 담론에서 탈피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을 통해 현업에서 미처 모르고 지났던 부분이나 새겨들을 만한 내용들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준 “방송기술인, 새로운 방향 모색하고 성과 만들어내”
KOC 2024는 박기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대외협력실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우리는 방송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왔고, 수많은 도전 속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모두 우리 방송기술인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KOC은 방송기술이라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인문학과 교양 등 새로운 분야를 접목하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나누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자리를 마련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오늘의 시간을 통해 영감을 얻고, 다시 현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펼치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효종 “맥스웰 방정식은 우리 생활을 이롭게 하는 것”
첫 강연자로는 이효종 과학영상 저널리스트가 나섰다. 그는 ‘인류 문명과 전자기학, 그리고 맥스웰’을 주제로 전기학과 자기학의 역사를 맥스웰 방정식의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강연의 시작은 우주의 4대 힘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는 근본적인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등이다. 이 저널리스트는 “과학자들은 번개나 나침반 움직임 등의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일종의 규칙, 수학을 이용했고 수학을 이용하다보니 자연현상을 맞추고 예측이 가능했다”면서 이 어려운 학문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설명했다.
이어 전기와 자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한 영국 물리학자 윌리엄 길버트부터 연속 전류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전지를 처음 개발한 이탈리아 물리학자 볼타, 전류가 흐를 때 자기장이 발생하는 원리를 만든 덴마크 물리학자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 옴의 법칙을 발표한 독일 물리학자 게오르크 시몬 옴, 전류와 자기력이 상호작용한다는 걸 발견한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 등 전자기학이라는 학문이 어떤 질문과 고민 등으로 발전하게 됐는지에 대해 말했다.
이 저널리스트는 “영국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이렇게 지금까지 이야기한 선대 전자기학 연구 실험 결과를 그가 잘하는 수학을 통해 하나의 원리로 추출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것이 바로 맥스웰 방정식”이라면서 △가우스 전기 법칙 △가우스의 자기 법칙 △패러데이의 전자기유도 법칙 △앙페르-맥스웰 법칙 등을 일반인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이야기했다. 이어 “맥스웰 방정식을 따라 가면 ‘결국 전자기파는 빛이고, 빛이 전자기파구나’라는 걸 알 수 있다”라고 말한 뒤 맥스웰 방정식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승미 “측정표준은 딱딱한 과학이 아니라 일상에 녹아있는 과학”
두 번째 강연은 이승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맡았다. 이 연구원은 ‘SI 기본 단위 이야기’를 주제로 길이, 시간, 질량, 전류, 온도, 물질량, 광도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단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연구원은 “측정표준은 딱딱한 과학이 아니라 일상에 녹아있는 과학”이라면서 미터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미터는 프랑스 정부에서 전 세계적인 단위의 표준을 정할 필요성을 느끼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준인 지구를 기본으로 만들었다. 적도에서 북극점까지의 거리의 4배인 지구 전체 자오선 길이인 40,000km를 기준으로 1천만분의 1로 정의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미터법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단일화된 국제 단위계를 만드려는 노력이 △암페어(A)-전류 △켈빈(K)-온도 △초(s)-시간 △미터(m)-길이 △킬로그램(kg)-질량 △칸델라(cd)-광도 △몰(mol)-물질량이라는 7개 기본 단위를 만들었다.
이 연구원 강의 후 전성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우리 방송기술인은 뭔가를 늘 측정하는데 ‘단위들이 어디서 왔을까’, ‘단위가 없다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단위 덕분에 조금은 편하게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오늘 강의를 통해 단위의 역사에 대해 알게 돼 이 연구원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광성 CBS 엔지니어 “하나의 코드로 작업을 하면 인력적인 부분에서 (효율적)”
마지막 시간은 올 한해도 바쁘게 보낸 방송기술인들의 자리였다. 시작은 김광성 CBS 엔지니어가 맡았다. 김 엔지니어는 ‘크로스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방송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주제로 단 하나의 소스코드로 하는 앱 개발 시연을 이날 직접 보여줬다. 김 엔지니어는 “보통 모바일 서비스를 하려면 굉장히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이렇게 하나의 코드로 작업을 하면 팀 다른 개발자도 동일하게 볼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상호 TBN 울산본부 엔지니어 “라즈베리파이로 방송 업무 컴퓨터 대체”
두 번째 배턴은 TBN 울산본부의 정상호 엔지니어가 받았다. 정 엔지니어는 ‘ARM 아키텍처와 윈도우 OS 방송 업무의 결합 및 개발’을 주제로 ARM CPU가 들어간 라즈베리파이를 사용해 방송 업무 컴퓨터를 대체한 내용을 울산교통방송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강창국 YTN 인프라국 기술연구팀장 “장애인 방송 접근성 높이기 위해 노력”
마지막 시간은 강창국 YTN 기술본부 기술연구팀장이 맡았다. 강 팀장은 ‘YTN 장애인 VOD 서비스 론칭’을 주제로 수어방송, 폐쇄자막방송, 화면해설방송에 대해 이야기하고, 왜 VOD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는지, 각각의 서비스 구성은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