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 TOKYO 2024’에서 느낀 실감미디어의 변화

[기고] ‘CONTENT TOKYO 2024’에서 느낀 실감미디어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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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월간 방송과기술』 2024년 9월호에 실린 원고입니다.>

[방송기술저널=최홍규 EBS 디지털인재교육부 연구위원/미디어학 박사] 흔히 실감미디어라고 하면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구현해 내거나 현실 세계와 가상의 그래픽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그래픽 요소를 통해 현실을 확장하여 표현할 수 있는 미디어 기술을 말한다. 2024년 7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박람회 행사인 ‘CONTENT TOKYO 2024’에서는 실감미디어 기술의 몇몇 특징적인 변화의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일상생활의 실용성과 편의성을 지향하는
실감미디어 기술이 보여줄 수 있는 참신함은 기한이 지난 지 오래다. 많은 새로운 기술들이 그러하듯, 기술에서 전달되는 참신함의 빛이 바래면 그다음에는 실용성이나 편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술이 발전한다. 실감미디어도 그렇다. ‘CONTENT TOKYO 2024’에서 전시된 실감미디어 기술들은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술들이었다.

그림 1. 이 선보인 AR 접목 기술

글래스를 활용해 AR(Augmented Reality) 서비스를 구현한 기술을 예로 들면, 이제 AR 기술은 편리하게 글래스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이용자가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이다(그림 1). 물론 예전에도 이러한 종류의 글래스가 있었고 AR 기술의 구현이 가능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AR 글래스 기술은 안경을 끼고 실생활을 해도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고, 여러 가지 기술을 다채롭게 적용해도 어색하지 않을 수준의 서비스로 구현되는 것이다.

그림 2. 가 선보인 4K 기술/디스플레이와 캐릭터의 조합

초고화질 기술에 속하는 4K(4K Ultra High Definition)의 사례를 봐도 기존에 가정의 TV에만 구현될 수 있었던 4K 기술을 바깥으로 끌어내어 캐릭터와 접목하고, 여기에 반응형의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흥미롭다(그림 2). 4K 기술이 앞으로 일상적인 생활에서 접하는 광고 홍보물에도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언제든 4K 기술이 편리하게 여러 가지 유형의 서비스로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더 세밀한 허구의 세계로
일본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강국이다. 그래서인지 가상의 애니메이션 그래픽 공간에서 캐릭터가 실사처럼 보일 정도로 사실감이 넘친다. 머리카락 한 올과 손동작이나 몸짓의 미세한 움직임이 실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그림 3).

그림 3. 의 사실적인 캐릭터 제작 사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에서 구현되는 그래픽의 수준이 세밀하면, 실감미디어에서 펼쳐지는 가상
세계의 수준도 세밀해진다. 허구의 세계가 세밀해지면 이를 경험하는 이용자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다. 실사만이 세밀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캐릭터와 애니메이션과 같은 컴퓨터그래픽도 세밀함을 통해 사실감 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컴퓨터그래픽의 발전은 이처럼 실감미디어가 더 세밀한 허구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감미디어를 이용하는 이용자는 허구임을 인지하면서도 더욱 세밀해진 허구의 세계에서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을 적용해 수준 높은 기술의 이미지를
오늘날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어떤 기술보다 수준 높은 기술이라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팽배하다. 그래서 어떤 기술이든 인공지능 기술과 연결될 수 있으면, 수준 높은 기술의 이미지를 얻게 된다. 실감미디어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그 어떤 실감미디어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인공지능 기술과 연결 지어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시장에서 혁신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려 애쓴다.

그림 4. 이 개발한 패션-뷰티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패션-뷰티 분야의 실감미디어 서비스의 경우에 가상의 캐릭터를 모델로 설정하여 다양한 사례들을 적용해 서비스할 수 있는 분야다. 따라서, 여기에 더해 AI 기술로 캐릭터 모델을 생성하여 이용자와 동일한 조건의 모델을 설정하거나 다양한 패션-뷰티 아이템을 이용해 볼 수 있도록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그림 4).

그림 5. 의 표정 분석 기반 캐릭터 개발 솔루션

캐릭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그림 5). 표정을 분석해서 표정의 다양한 특징을 추출하고 이를 통해 캐릭터의 표정을 더 세밀하게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써 더욱 다양한 캐릭터의 모습들을 만들어낼 수 있고 실제 사람과 유사한 감정을 표현하는 캐릭터를 개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일본 도쿄에서 열린 ‘CONTENT TOKYO 2024’는 여러모로 실감미디어 기술이 변화하는 양상을 읽어낼 수 있는 행사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혁신적인 기술로 여겨졌던 실감미디어 기술이, 앞으로 일상에서 익숙한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대목이다.

어떠한 기술이든 혁신적인 이미지가 사라지고 난 다음에는 일상에서 익숙한 기술로 인식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오늘날 실감미디어도 혁신적인 이미지가 걷히고 있는 느낌이다.

대신 일상생활의 실용성과 편의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더 세밀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결합하여 더 수준 높은 기술의 이미지를 발산하는 기술이. 바로 실감미디어 기술이다. 앞으로 실감미디어가 어떠한 2단계의 발전을 거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인류사에 남을 기술로 더 나은 발전을 거듭할지, 아니면 점점 퇴보하여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질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