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B 2013에 참여한 대한민국의 방송기술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전반적인 평가는 ‘대체로 훌륭함’이다. 그러나 몇몇 부스에만 참관객들이 몰리는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을때, 어두운 명암도 분명히 존재한다.
NAB 2013의 중요한 화두는 UHD 4K의 발전이다. 재작년부터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UHD 4K 기술은 이제 방송기술의 거대한 조류인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비하는 대한민국은 아직 미흡하다. 일본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UHD 기술을 선보이는 장면과 대조적으로 대한민국의 방송기술 업체는 강소업체인 ‘티브로직’만 제외하면 제대로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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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4K의 발전을 넘어 인프라 구축 및 대중적 활용의 기조가 급격히 번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방송기술은 이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본적인 ‘이유’로 인해 대한민국의 방송기술 분야는 NAB 2013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는 일본 NHK가 8K 시연관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부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NHK는 자국의 장비를 구입해 활용하는 한편, 신기술을 개발해 장비업체에 전수하고 다시 발전된 해당 기술의 제품을 구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 있다. 이런 과정에서 NHK가 주도하는 UHD 기술이 강력한 동력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러한 모델이 정착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는 많은 문제제기가 있는 편이지만, 대체로 ‘대한민국의 방송사가 외국의 제품을 쓰기 때문에’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제조사와 방송사의 협력관계가 부족하다’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이는 대한민국의 제조사는 제품을 제작해 플랫폼을 파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콘텐츠-플랫폼의 선순환 모델이 애초부터 정착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물론 NAB 2013에 출사표를 던진 대한민국 방송기술 업체가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입체 음향기술, 스마트 게임, 미러형 리모컨, 재난방송 기술 등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차세대 방송통신기술을 선보인 ETRI는 엄청난 참관객들이 몰렸으며, DTV 표준을 제정하는 미국디지털방송표준위원회(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마크 리처 회장은 이번 NAB 2013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스 중 한 곳을 ETRI라고 칭하기도 했다.
또 NAB 2013의 한국관에는 수많은 외국 바이어들이 모여 문전성시를 이뤘으며 방통융합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방송기술의 약진은 뚜력한 편이었다. 하지만 UHD 기술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방송기술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 뼈아픈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