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인사청문회…‘피켓 투쟁’ 두고 여야 설전

이진숙 인사청문회…‘피켓 투쟁’ 두고 여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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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둘째 날을 맞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태도를 두고 시작부터 설전이 오갔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질의에 앞서 신상 발언을 통해 “어제 후보자의 청문 태도는 아쉽기 짝이 없었다”며 “국회는 국민의 명을 받들어 법이 부여한 권한을 가지고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자리의 문제는 후보자의 잘못이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꼭두각시가 필요했던 대통령의 실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미쳤다”면서 “사사로운 감정은 내려놓고 방통위원장직에 대한 경력과 능력과 마음가짐과 가치관 그리고 법을 지킬 준법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검증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2년 MBC 파업 당시 온라인 매체 위키트리에 사측에 대한 여론 악화 대응책으로 ‘소셜 여론전’을 주문하며 2억 5천만 원 상당의 용역 계약을 맺은 바에 대해 질의했다. 이 의원이 “내부는 트로이컷으로 직원 사찰을 하며 통제하고 외부는 여론 조작을 통해 통제하려 했다”며 비판하자 이 후보자는 “회사 임원이자 경영진으로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최근 보도된 공훈 당시 위키트리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공 전 대표와 후보자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지금 위증을 하는 거라면 책임을 지겠느냐”고 물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공 전 대표는 2012년 이 후보자와 만나 문화방송 노조 파업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비방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거래했느냐는 질문에 “MBC에서 가짜 계정 등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서 계약을 중지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위증일 경우 사퇴하겠느냐”고 재차 물었고 이 후보자는 반박하며 당시 해킹된 MBC 홈페이지 화면을 인쇄한 종이 등을 양손에 들어 보였다. 이에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피켓 투쟁’하는 거냐”며 “유인물로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싶으면 여당 간사든 야당 간사든 간사에게 내용을 주고 공개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한 뒤 “후보자가 양손에 피켓을 들고 위원회를 조롱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본 적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여기 그 몸짓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국민은 더 잘 안다”면서 “절차를 어긴 것에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사과를 하고 싶어도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해 주셔야 한다. 어제도 자료를 보여드렸는데 한 손으로 자료를 보여주는 건 되고 양손으로 보여주는 건 안 된다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인사청문회가 처음이라 몰라서 한 행동으로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여당과 모욕적 행동이라는 야당 간 충돌이 계속됐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피켓을 들면 안 된다는) 규정이 사전에 공지된 것도 아닌데 후보자를 겁박하며 끝까지 사과를 요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 후보자를 두둔했고, 이훈기 의원은 “자료를 저에게 보여주려는 목적이었다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자료를 들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언론에 쇼잉한 것 아니냐. 그건 저를 모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는 사과를 요구하는 최 위원장에게 왜 사과해야 하는지 설명하면 사과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며 “본인이 불쾌하니까 사과하라는 말씀이냐”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위원장은 위원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제49조를 언급하며 “위원장은 후보자가 사과하시기를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한 뒤에야 이 후보자가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