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연대, ‘이경재 방통위원장 내정’ 비판

언론연대, ‘이경재 방통위원장 내정’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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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언론개혁시민연대는 논평을 내고 새로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목된 이경재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의 이경재 전 의원 내정을 두고 "측근을 배제하고, 전문가를 중용하는 것이 새 정부의 인사 기준이라더니 정작 그 원칙이 꼭 적용되어야할 방통위원장 인선에서는 전문가를 배제하고, 측근을 기용했다. 최시중씨를 방통위원장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권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언론연대는 "정치적 독립성이 생명인 방통위에 현직 정치인을 임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라며 "새누리당 의원으로 4선을 지냈고, 박근혜 대선캠프에도 참여했던 이 후보자가 일시적으로 당적을 버렸다고 해서 ‘당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꼼수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연대는 "이경재 위원은 국회의원 시절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공영방송 체제를 파괴하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자격미달"이라고 성토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이경재 후보자 지명은 방통위에게 주어진 이 최소한의 역할마저 무력화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미래부와 방통위를 함께 틀어쥐고 공영방송을 관리·통제하는 한편 방통위를 미래부의 거수기로 만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언론개혁시민연대 논평 전문

 

 

 

[논평] 부적격 인사, 이경재 내정을 철회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이경재 전 새누리당 의원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4선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親朴)계 중진’이다.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지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나와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없다, 약속을 드릴 수 있다”고 거듭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 겉으로는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면서 기어이 친박(親朴) 인사를 방통위원장 자리에 내세웠다. 측근을 배제하고, 전문가를 중용하는 것이 새 정부의 인사 기준이라더니 정작 그 원칙이 꼭 적용되어야할 방통위원장 인선에서는 전문가를 배제하고, 측근을 기용했다. 최시중씨를 방통위원장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권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정치적 독립성이 생명인 방통위에 현직 정치인을 임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은 정당의 당원을 방통위원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방송의 행정을 정파적 이해로부터 분리하고, 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으로 4선을 지냈고, 박근혜 대선캠프에도 참여했던 이 후보자가 일시적으로 당적을 버렸다고 해서 ‘당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꼼수일 뿐이다.

 이경재 위원은 국회의원 시절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공영방송 체제를 파괴하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자격미달이다. 이 후보자는 18대 국회에서 언론악법 날치기와 조중동 종편의 광고직거래 허용을 주도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언론악법 직권상정에 회의적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설득해 날치기 처리를 성사시킨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전 의원은 과거 한나라당 언론대책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KBS 2TV와 MBC의 민영화, 수신료 폐지, 신방겸영금지의 철폐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국회의원으로서 그의 행적은 방송의 공공성을 보장해야 할 방통위원장의 책무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방송정책의 주요 결정권을 대부분 손에 쥐었다. 그 결과 방통위는 명맥만 유지한 채 껍데기만 남게 됐다. 그러나 조직의 대폭적인 축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산업논리에 잠식된 미래부와 양축을 이뤄 미디어 공공성의 유지의 균형추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경재 후보자 지명은 방통위에게 주어진 이 최소한의 역할마저 무력화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미래부와 방통위를 함께 틀어쥐고 공영방송을 관리·통제하는 한편 방통위를 미래부의 거수기로 만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대국민 사기극이었던 셈이다.

 2013년 3월 25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