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전쟁, 이제 ‘700MHz 대역’으로

주파수 전쟁, 이제 ‘700MHz 대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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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 개정안이 합의되는 한편, 기타 쟁점 사항들에 대한 여야의 결단도 속속 내려지면서 사상 초유의 ‘식물 정부’ 상태는 벗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모든 논의는 이제 시작이다. 특히 주파수 이원화 정책을 바탕으로 하는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결론적으로 주파수 정책은 총 3개의 조직이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방송용 주파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맡으며 통신용 주파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전담한다. 그리고 새로운 주파수의 할당 및 분배는 국무총리실 산하 주파수심의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동시에 통신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주파수 이원화 정책을 두고 정치적인 협상에 따른 정략적 결과라는 비난을 퍼부으며 처음 주파수 관련 타협안을 제시한 민주통합당을 맹비난했다. 물론 이들은 ICT 사업 동력의 상실 및 주파수 산업의 정체화를 지적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통신사들이 700MHz 대역 주파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파수를 자신들이 활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퍼진 것을 더 핵심적인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한 때 위성용 DMB 주파수를 회수하며 발생한 2.6GHz 대역을 방송용 주파수로 정의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을때 발작적으로 표출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파수 정책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신사들은 주파수 정책의 분산을 통해 궁극적으로 모든 주파수가 통신용으로 할당되는 쪽으로 추진하던 자신들의 정책을 대폭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지만, 일단 주파수 자체가 완전히 이원화되었기 때문에 통신용 주파수로 최대한 많은 주파수가 정의 내려지길 바라는 분위기다. 이런 경향은 여야의 정부 조직 법안 막판 쟁점사항들에서도 읽혔다. 당시 여당은 합의문에서 방송용 주파수를 방통위에 존치시킨다는 방안을 뒤집고, 미과부가 방송용 주파수를 사실상 관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물론 노골적인 방식이 아니라 방송용 주파수 무선국 개설국 허가권을 미과부로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했다. 하지면 결론적으로 이러한 의견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정리하자면, 통신사들은 3세대는 물론 4세대 이동통신기술에서도 무제한 가입자를 경쟁적으로 유치하며 가용 주파수를 모두 가져가는 한편, 일원화된 주파수 정책 기관을 통해 행정적 지원을 가동하려 했으나 이번에 타결된 주파수 이원화 정책에 일시적으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들은 친통신 기조를 가진 일부 언론을 움직여 현재의 주파수 정책 이원화를 비판하는 한편, 쟁점인 700MHz 대역 주파수의 통신 할당을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이러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한편, 이에 맞서는 지상파 방송사는 향후 방송용 주파수 확보를 통한 ‘당위성’을 증명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700MHz 대역 주파수로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을 명목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는 한편, 2012 ABU 서울 선언문의 기조를 훌륭히 계승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쟁점 사항으로 떠오른 700MHz 대역 주파수를 두고 “비리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최근, 석연치 않은 이유로 풀려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자신의 임기를 일주일 앞두고 기습적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에 40MHz 폭 일부 할당했다”고 전제한 뒤, “700MHz 대역 주파수는 오는 10월 재배치가 완료되기 때문에 통신사쪽은 최시중 전 위원장이 할당한 40MHz폭을 통신이 가져가야 한다는 사항을 전제로 하고, 나머지 68MHz폭만 분쟁을 일으킨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이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폭은 아직 용도가 확실히 정해진 것이 아니며, 40MHz 폭도 완벽하게 통신용으로 할당된 사항이 아닌 만큼, 이를 둘러싼 지독한 프레임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