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0일은 대한민국 전산망 운용 역사에 있어 ‘사상 초유의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일부 언론은 ‘3. 20 대란’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이번에 발생한 전대미문의 사태를 정의내리고 있다.
20일 오후 2시 20분 경, KBS, MBC, YTN은 물론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 등 일부 금융권의 전산망이 동시에 먹통이 되어 버리는 ‘전상망 블랙아웃’이 발생했다. 특히 방송사는 사내망이 완전히 마비되면서 모든 업무가 중지되었으며 금융권도 영업점 창구 업무를 비롯해 대부분의 서비스가 마비되었다. 다만, 신한은행의 경우 3시 50분 경 정상적으로 복구되었다.
특히 방송사의 피해가 막심하다. 현재 전산망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방송사는 복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방송 일정 차질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피해 상황을 알 수 있는 전산망 자체가 다운되어 버리는 마당에 정확한 피해 규모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있다. 이에 YTN의 경우 비상라인을 통해 뉴스 리포트를 준비하는가 하면 VCR을 이용한 한시적 방법으로 뉴스를 준비하기도 했다. KBS는 N-스크린 서비스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 있는 중이다.
현재 방송사들은 연결된 2, 3차 네트워크를 끊는 방법으로 후속 피해를 막는 한편, 원활한 전산망 복구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일부 방송사는 내부 컴퓨터의 부팅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속한 복구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전산망 다운 사태의 원인이 악성코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며 실시간 복구대책반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특정 통신사의 전산망을 활용하는 기관이 피해를 입은 것에 착안, 악성코드의 유입 경로 파악 및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