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1일만에 정부 조직 개정안이 전격적으로 타결되면서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커다란 관심이 쏠리고 있다.
ICT 관련 업무를 통합해 창조경제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더불어, 실질적인 콘트롤 타워 기능의 부재 및 거대 독임제 공룡부처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미과부의 출범으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및 기타 ICT 발전에 커다란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창조경제의 뿌리가 미과부에 있는 만큼, 앞으로 미과부는 부활하는 경제부총리와 함께 새로운 정부의 ‘투톱’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된다. 우선 첫 번째는 미과부의 방송 정책 관장을 주장하는 진영에서 나온다. 이들은 미과부의 기능이 기존 인수위 원안보다 축소되었다는 지적과 함께, 과연 ICT 동력이 제대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기존의 방송통신위원회 및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분산되어 있던 ICT 기능이 제대로 모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 이들은 주파수 정책 이원화를 시대에 떨어진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IPTV와 케이블 SO가 미과부로 이관되긴 했지만 관련 사업의 허가 및 재허가와 법안의 제개정 시 방통위원장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은 ‘어정쩡한 동거’라고 비판하고 있다.
두 번째는 미과부의 일부 방송 정책 관장 그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정부 조직 개정 협상 도중 첫 번째 우려를 제기한 진영과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미과부가 ICT 정책을 무리하게 끌어 모으려 한다는 비판 외에도 방송 정책 일부분을 미과부가 맡는 것 자체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다는 평이다. 특이 케이블 SO 및 IPTV 등의 업무가 미과부로 넘어간 상황은 곧 독임제 부처의 방송 플랫폼 장악이라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주장에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1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유료방송 플랫폼의 장악은 곧 채널배정권을 포함한 대부분의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들은 정부가 유료방송과 무료방송의 프레임을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로 강제 구분시켜 공공의 미디어 시장을 대기업 위주의 미디어 플랫폼 각축장으로 만들려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방통위의 법적행정기관 법적 유지 및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한시적 국회 특별위원회 등도 이번 정부 조직 개편 협상 후 등장한 사안들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 조직 개편 협상에 임하는 민주통합당이 4대강 사업 및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제기 등 정치적 현안 선점을 시도하는 대신 인수위 원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치적 거래인 셈이다. 아울러 협상 초기부터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을 자초했던 전략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편 미과부가 정식 출범함에 따라 최문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벌써부터 최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있어 불분명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여야의 공방이 예상된다. 또 이계철 위원장의 사퇴를 기점으로 후임 방통위원장의 선임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기존 방통위 직원 500명 중 350명은 늦어도 25일까지 미과부가 들어설 경기도 과천청사로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