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방통위 업무계획 전면 폐기해야”

언론노조 “방통위 업무계획 전면 폐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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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대해 “특정 방송사에 대한 표적 심사, 자율 규제 외피를 쓴 정부 개입, 대자본의 미디어 시장 지배력 강화로 요약된다”며 전면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방통위는 ‘신뢰받고 혁신하는 글로벌 미디어 강국’을 비전으로 삼고 △혁신 성장 기반 조성 △미디어 공공성 재정립 △디지털 동행사회 구현 등 3대 핵심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중 언론노조가 비판하는 부분은 방송 미디어의 공공성‧공익성 제고 부분이다. 방통위는 매체별 심사기준을 차별화하고, 방송의 공정성 심사 평가 강화 등 재허가 및 재승인 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공정성 및 객관성 등 방송의 공적 책임에 대한 평가 강화를 위해 공정성‧객관성 위반에 대한 감점을 확대하고, 공정성 평가 항목을 추가 발굴하는 한편 허위‧기만‧왜곡 방송으로 심의 규정을 반복 위반한 경우 방송 평가 시 감정을 강화해 방송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언론노조는 “올해 말로 다가온 KBS1TV와 MBC 재허가 심사에 지금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휘두르는 검열과 협박의 칼날을 더욱 벼리겠다는 의도”라며 “사실상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보도 여부를 재허가-재승인 기준으로 삼겠다는 전면적인 국가 검열 선포”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또한 뉴스 서비스의 지배적 사업자인 포털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면 개입을 선포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방통위는 미디어 공공성 재정립을 위한 과제로 방송‧통신‧미디어 신뢰성 제고를 꼽았는데 포털뉴스 서비스 신뢰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해 뉴스제휴평가기구 공정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포털사별 뉴스제휴평가기구 구성 및 평가기준‧평가결과 등 운영 내역을 공개하고, 심사 탈락사에 대한 재평가 기회를 제공하라는 부분이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권 집권 이후 폭압적인 압력을 가해 민간자율기구인 제평위 운영을 중단시킨 것도 모자라 아예 정부가 감놔라 대추놔라 시시콜콜 포털의 뉴스배열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방심위가 인터넷 언론까지 심의 대상으로 삼으려다 위헌 시비를 초래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아랑곳 없이 인터넷 상의 언론보도를 권력의 손아귀에 쥐겠다는 언론통제 욕구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허위조작정보 근절 또한 다르지 않다”면서 “말로만 허위조작정보 정의, 생성•유포 단계별 대책, 포털•플랫폼사의 자율규제 등 책임 강화 및 매크로 부정이용 등 여론 왜곡•조작 행위 금지 등을 포함한 종합대책이라고 했을 뿐, 자율규제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자율규제 활성화 협의체를 방통위가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방송사 소유·겸영규제, 편성규제 및 광고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대자본의 미디어 시장 지배력 강화는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한 부실기업 태영과 여타 재벌기업 사주들에게는 여론 지배력 강화의 특혜를, 국민들에게는 언론의 시장 견제 및 감시기능 약화라는 피해로 이어지는 최악의 선택”이라며 “상생은 커녕 생존을 위협하는 규제 완화”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각 정당의 22대 총선 언론 및 미디어 공약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언론노조는 “22대 총선 정책 제안으로 방송 3법의 22대 국회 1호 법안 발의와 방송통신 심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까지 미디어 규제•진흥체제 전반을 혁신할 ‘국회 미디어개혁특위’를 제안했다”면서 “이토록 노골적인 정부 개입과 특정 방송사에 대한 겁박을 일삼는 방통위를 멈출 방안은 이것뿐이다. 모든 정당은 미디어개혁특위 설치를 미디어 부문 공약의 첫 번째로 내걸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