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정부 조직 개편 협상이 표류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일각에서 조속한 법안 처리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전제로 하는 직권상정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평시에는 직권상정을 할 수 없지만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의 경우에는 직권상정 요건이 갖춰지게 된다. 정부 조직 개정 표류를 둘러싸고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파열음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러한 ‘직권상정 가능성’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한 이인제 의원은 “정부조직법이 빨리 상정, 표결돼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지금 특별한 진전이 없는 것 같다. 제가 국회법을 살펴보니까 국회의장이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때는 직권상정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며 “지금 전시에 준하는 비상사태인가 하는 것은 국회의장이 판단하는 사항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정부가 정상적 출범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 위중하고 심각한 사태”라며 “여야가 협상해 정부조직법을 통과시키고 정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하도록 해야 하겠지만, 당이나 국회의장단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가비상사태라는 관점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고 사실상 직권상정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직권상정 가능성을 두고 ‘가능성은 낮다’라는 전제 하에 이러한 주장의 배경을 “정부 조직 개정 협상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전망했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여당 내부에서도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케이블 SO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포기하자는 기류도 포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권상정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새누리당의 출구 전략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