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 후보자였던 김종훈 씨가 결국 사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출국하자 자연스럽게 다음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는 분위기다. 물론 정부 조직 개편안 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야 하지만 벌써부터 후보직군에 오른 인사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초대 미과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선 황장규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전략 기획단 단장이 있다. 삼성에서 재직하던 시절 반도체 업계에서 일명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최근 서울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되려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로 깊은 내상을 입었다. 삼성전자 재직시절 반도체 공장에서 발발한 백혈병 등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황 단장은 후보직군에서도 약간 기세를 잃은 분위기다. 여기에 삼성 출신이라는 꼬리표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또 황 단장과 같은 삼성출신인 윤종용 전자진흥회 회장이 있다. 그러나 그가 미과부 장관에 이름을 올릴 경우 황 단장과 마찬가지로 삼성의 정부 장악이라는 오명이 따라올 수 있다. 참여정부가 한 때 삼성 출신의 인사들을 중용했다가 엄청난 비판을 받았던 역사를 감안하면 쉽지않은 일이다.
또 물망에 오른 이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하며 대한민국의 관료 조직에 정통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통부 출신이라는 신분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윤종록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가 있다. 김종훈 전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윤 교수는 인수위의 미과부 청사진을 그린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시대의 트랜드인 융합과학에 정통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KT 출신이라는 점이 걸린다. 물론 현재로서는 제일 다음 후보자에 가까워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석채 KT 회장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최근 배임혐의로 참여연대에 고소를 당하는 한편, MB 정권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며 일각에서는 ‘이미 후보군에서 탈락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게다가 본인의 의지도 변수다. 그는 이미 이사진을 친정 체제로 꾸리고 연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으며 현재 2015년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
한편 미과부 장관 후보자 임명은 여야의 정부 조직 개편 협상이 종료되어야 정해질 공산이 크다. 이 외에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과 최순홍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도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사퇴한 김종훈 전 후보자와 같은 중량감 있는 인사는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