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TY홀딩스‧SBS 지분 담보로 내놓겠다”

태영그룹 “TY홀딩스‧SBS 지분 담보로 내놓겠다”

267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정부의 강력한 태도에 지주사인 TY홀딩스와 SBS의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방송법 등 제약을 이유로 SBS 지분 매각은 쉽지 않다는 이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1월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태영그룹 기자회견에서 “채권단 여러분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3일 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에서 에코비트와 블루원 등 주요 계열사 매각,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내놓은 자구안에는 SBS 지분 매각 등이 포함되지 않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태영그룹은 채권단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 원 태영건설 제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에 대해 합의했다.

윤 창업회장은 “워크아웃 신청 이후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이 과정에서 논란을 자처하기도 했다”면서 “채권단 여러분께 오해와 혼란을 드렸던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나머지 자구계획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태영그룹의 모든 것을 걸고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도 “이번 사태로 인해 국가 경제의 큰 부담을 주고, 국민과 정부, 채권단에 깊은 염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반드시 태영건설을 정상화시켜 채권단과 저희와 관련된 모든 분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SBS 지분 매각에는 선을 그었다. 최금락 TY홀딩스 부회장은 “여러 변수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때 TY홀딩스와 SBS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아 추가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라며 “SBS가 방송사이기 때문에 매각에 따른 법적 규제가 많아서 (매각은) 어렵다. 담보 제공 자체는 유권해석을 받아보니 큰 문제가 없다”고 부연해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오는 11일까지 채권단을 납득시킬 구조조정 자구안을 내놓지 못하면 법정관리 수순을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추가 부실이 일어나 위기가 금융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 다른 회사보다 높고, PF 사업장에 보증을 선 게 많다”며 “PF 사업에 너무 의존한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말했다. 태영건설발 위험이 부동산과 금융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이 적다는 판단이다.

최 부총리는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선 “진전은 있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게 채권단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9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주재 신년 금융 현안 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태에서 태영그룹의 자구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진정성 있는 추가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