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숨가쁘게 이어지고 여야의 정부 조직 개편안이 최종 결렬을 맞은 지금, 민주통합당이 2개의 전쟁을 앞두고 선택과 집중을 천명하는 분위기다. 2개의 전쟁은 인사청문회와 정부 조직 개편안이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여야 합의로 오는 8일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전격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반대로 날짜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민주통합당이 전격적으로 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것이다. 또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도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동시에 많은 전문가들은 청문회에 임하는 민주통합당의 ‘칼날’이 상대적으로 무뎌진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부적격 인사 1위로 꼽던 김병관 후보자 청문회 개최에 합의하고 황교안 후보의 보고서 채택을 통과시킨것은 의외라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민주통합당의 수위조절에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청문회 개최 및 후보자 검증의 잣대를 느슨하게 만들어 여당이 설정한 새정부 발목잡기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한편, 그와 별도로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민주통합당은 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 합의에 있어 배수의 진을 쳤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방송정책의 이관을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다툼의 이면에는 차기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대한 정치적 판단도 깔려있기 때문에 민주통합당은 개정안 자체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러한 민주통합당의 선택과 집중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 담화 및 김종훈 후보자 사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망하며 ‘이미 청와대와 여당이 배수의 진을 친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의 투트랙 전략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