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정부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것일까. 정부 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조직 법 개정안의 제안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시종일관 ‘원안 고수’를 고집하며 협상 여지를 스스로 닫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문제는 타협이 없는 ‘협상’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미 정부 조직 법안에 대해 "당과의 교류없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려는 청와대가 문제"라는 불만기류도 팽배한 상황이다. 동시에 인수위 원안만을 고집하며 지루한 여론전만 펼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형국이다.
동시에 협상 태도에도 문제가 노출된다는 평이다. 청와대 회동만 해도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단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설득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동 몇시간 전에 대변인 명의 브리핑을 통해 다시금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면서 야당에게 회동 참석 명분을 빼앗아 버린 일이 있다. 또, 회동 제안 역시 야당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발표 5분 전에 전화를 걸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야당의 반발을 샀다.
불통정부의 재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일까. 원안 고수만 강조하며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빼앗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밀어붙히기식 여론 몰이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