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 협조 당부”
민주당 “‘특수통 검사’가 어떻게 미디어 산업 이끌어 가느냐”
정의당 “괴벨스가 물러난 자리에 SS친위대 내세운 것”
언론노조 “언론장악 기술자도 모자라 이젠 언론말살 칼잡이냐”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6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김 위원장 지명에 반대하고 나섰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방통위에는) 각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현안이 산적해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공명정대한 업무처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김 지명자는 업무 능력과 법과 원칙에 대한 소신,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있는 감각으로 방통위의 공정성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평했다.
김 지명자는 1956년생으로 충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이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6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사법연수원 부원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을 지냈고, 2013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퇴직해 변호사와 권익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방통위는 방송의 재승인 문제 등 산적한 현안과 총선을 앞둔 상황 속에서도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이런 상황에서 방송의 기본인 공정성과 독립성,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중차대한 임무가 주어진 방통위원장의 자리를 무한정 공석으로 두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이번만큼은 민주당의 대승적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방통위원장으로 검찰 출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명한 것은 방송 장악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반발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지명자는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시절 직속상관으로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의 선배”라며 “방송통신 관련 커리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특수통 검사’가 어떻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간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은 윤석열 정권의 탐욕에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무너지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을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역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기술자 이동관으로 방송 장악, 언론 장악에 나섰다가 민심의 제동이 걸리자 이제 검사 출신 친위부대를 통해 방송 장악을 직접 지휘하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괴벨스가 물러난 자리에 SS친위대를 내세우며 오기 서린 방송 장악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이번 방통위원장 지명은 윤석열 정권 실패의 결정적인 패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윤 대통령을 향해 “이제라도 김홍일 방통위원장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반헌법적 언론 장악 책동에 대해 국민 앞에서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김 지명자에 대해 “김홍일은 불과 5개월 남짓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윤석열 정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임기가 남은 공영방송 이사들을 해임할 때는 권익위의 조사 권한을 조자룡 헌 칼처럼 휘두르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술친구 KBS 박민 사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 의뢰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노골적인 이중성과 불공정을 드러냈다”고 지적한 뒤 “권익위마저 방송장악 주구로 써먹던 자를 독립성·자율성·공정성이 생명인 방통위원장 자리에 내리꽂겠다는 것은 결국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윤석열 정권의 시대착오적 광기라 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