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차이나모바일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 2013’에서 시분할(TD) 방식의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공동 시연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잠잠했던 TD-LTE 도입 논의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LG전자와 차이나모바일은 이날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사용해 TD-LTE 서비스를 선보였다.
TD-LTE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FD(주파수분할)-LTE와 함께 LTE 표준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기술로 △업로드/다운로드 대역 사이에 유휴대역이 필요 없어 주파수 활용도가 우수하고 △FD-LTE와 우수한 호환성 △같은 시분할 신호 전달방식으로 와이브로에서 전환이 용이한 것 등이 장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미와 캐나다에서는 FD-LTE 방식을 쓰고 있지만 중국 차이나모바일을 중심으로 중국 내 시장파워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산에 나서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에만 항저우·선양·광저우 등 중국 내 15개 도시의 LTE 시범 서비스 망에 투자했으며 올해에는 100여 개 도시에 20만 개의 기지국을 세운다는 목표를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차이나모바일이 TD-LTE 서비스의 상용화를 시작하면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냉대를 받았던 TD-LTE의 국내 도입이 다시 한 번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와이브로를 TD-LTE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며 사실상 와이브로 서비스의 포기를 밝혔으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와이브로 주파수를 TD-LTE 서비스로 전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보이면서 폐지 수순을 밟는 것처럼 보였던 와이브로 상황은 급반전 됐다.
당시 이계철 방통위 위원장은 “KT가 와이브로 사업을 하기 싫으면, 주파수를 반납하고 다른 기술방식으로 재할당 받아야 한다”면서 “중국이 TD-LTE를 밀고 있어서 많은 국가들이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고, 이에 KT도 같은 날 “와이브로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이 없으며 서비스 품질 향상과 사업 활성화를 위해 와이브로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지난 발언과는 전혀 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미 사양길에 들어선 와이브로의 회생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2000년대 초반 4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표준을 노리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가 개발한 토종 기술 와이브로가 처음 기대와 달리 현재 100만 명의 가입자도 유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와이브로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며 정책적으로 밀어 붙였던 방통위로선 정책 실패를 인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와이브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자니 기술고립이 우려되는 진퇴양란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이동통신업체를 중심으로 TD-LTE 기술 도입 논의가 한참인 것으로 알려시면서 TD-LTE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와이브로 정책 실패는 공공연한 사실인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세계적인 시장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입장이 대다수를 이루면서 지난해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 정부 조직개편 이후 방통위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