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다.
현재 여야는 국회에서 정부 조직 개정안을 둘러싸고 한 치 앞도 모르는 치열한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대통령 취임식인 25일을 훌쩍 넘겼지만 양측은 정부 조직 개정안 중 방송정책의 관장 부처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정할지, 아니면 방송통신위원회로 정할지를 두고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물론 협상 자체가 몇 차례의 변곡점을 그리며 대충의 윤곽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방통위는 중앙행정위원회로서 법적인 지위가 유지될 공산은 높아 보이며, 협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새누리당의 정책적 행보로 미루어 볼 때 방송광고정책에 대해서도 기존의 방통위 존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분위기다. 물론 그 외 방송정책 관장 부처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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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의 관심은 주파수 정책으로 쏠리고 있다. 인수위 원안대로라면 주파수 정책은 미과부가 관장하게 되어있으며 새누리당도 이를 기계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민주통합당이 주파수 정책에 대해 방송용 주파수와 통신용 주파수의 용도를 나눠 각각 방통위와 미과부에서 관장하자는 협상 카드를 던져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의 주파수 이원화 정책에는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바로 방송용-통신용 주파수의 정의다. 그리고 해당 논의는 다시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700MHz 대역 주파수는 전국 아날로그 방송 종료 이후 확보 가능한 주파수로서, 아직 용도가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주파수 대역이다. 물론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되었다가 최근 풀려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시절, 해당 주파수 108MHz 폭 중 상하위 40MHz 폭이 통신에 할당되긴 했지만 아직 100% 통신용으로 할당된 주파수 대역은 아니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지상파-통신사의 힘겨루기는 지금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이라는 공공의 목적으로 할당을 주장하고 있으며 통신사는 통신 발전을 명목으로 해당 주파수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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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700MHz 대역 주파수를 둘러싼 치열한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새정부 출범과 정부 조직 개편안 표류에 이은 관련 예상 정책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우선 미과부가 주파수 정책을 담당하는 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700MHz 대역 주파수는 무조건 통신용으로 할당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미과부 자체가 산업발전을 기치로 내건 부처이기 때문에 해당 주파수를 공공의 이익이라는 인문학적인 개념보다 통신발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야당은 방송정책의 미과부 이관을 반대한다)
그런데 만약 민주통합당의 주장대로 주파수 정책의 이원화가 현실이 되면 700MHz 대역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보느냐, 통신용으로 보느냐에 대한 문제가 남게된다. 여기서 만약 방송용으로 판단해 방통위에서 해당 주파수를 관장하게 되면 700MHz 대역 주파수는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민주통합당과 야권 전반,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가 의도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해당 주파수가 통신용으로 정의된다면 정국은 급반전된다. 미과부가 주파수 정책을 총괄하는 상황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주파수 정책의 주도 부처가 어디인지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700MHz 대역 주파수의 올바른 정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민주통합당이 주파수 정책 이원화를 통해 일정정도 정치적 양보를 하게 되면, 해당 주파수의 정의가 어떻게 내려지느냐에 따라 700MHz 대역 주파수의 향배도 엇갈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700MHz 대역 주파수의 ‘방송용 필수 주파수 정의’가 지금 시점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의 자체가 ‘주파수 정책 이원화’를 전제로 그려지는 시나리오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주파수 이원화가 아니라 합의적 위원회의 주파수 정책 일원화일 것이다. 물론 그러한 단계에 올라선다고 해도 700MHz 대역 주파수는 방송용 필수 주파수의 지위를 박탈당해서는 안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