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보조금 경쟁으로 통신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순차적 영업정지를 맞은 가운데 해당 처분이 끝난 SKT와 LG유플러스가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과대한 리베이트를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당장 방통위의 영업정지 처분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22일 오후를 기점으로 영업정지에 들어간 KT가 침묵하는 사이, 업계에서는 SKT와 LG유플러스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출혈경쟁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특히 양사는 번호 이동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최대 5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원금 명목으로 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이들 리베이트가 방통위의 가이드 라인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것에 있다. 여기에 일명 ‘히든 보조금’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지원금을 합치면 KT의 영업정지 기간 가입자들은 거의 무료로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다른 통신사들도 할 말은 있다. KT도 타사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비슷한 마케팅을 펼쳐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SKT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KT에게 약 10만 명의 가입자가 넘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모든 통신사들은 타사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무리한 출혈경쟁을 고집할 수 밖에 없다는 항변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방통위가 보조금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최근 각 사 임원 3명을 불러 구두경고를 하고, 행정처분도 내리고 있지만 그 실효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단순히 경쟁사의 이윤 기회로 삼는 현재의 분위기를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영업정지 외 방통위가 실제 시장에서 자행되는 뿌리깊은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