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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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제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자정을 기해 정식으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25일 0시 군통수권을 넘겨받으며 5년의 임기를 시작했으며, 합참의장과의 전화 브리핑을 시작으로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취임과는 별개로,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정부 조직 개편안 합의 불발’은 새로운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여야가 정부 조직 개정안을 두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데다가 오는 26일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방송정책이다.

현재 여야는 방송정책의 관장 부서 선정을 두고 격렬하게 대립중이다. 여기서 쟁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하던 방송광고, IPTV, 뉴미디어, 방송 편성권, 주파수 규제 업무 등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할지 여부다. 이에 여당인 새누리당은 해당 정책의 미과부 이관을 주장하고 있으며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방통위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새누리당은 글로벌 경쟁에 걸맞은 산업육성을 이유로 미과부의 해당 정책 관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통합당은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임제 부처인 미과부가 방송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양측의 주장이 마냥 평행선을 달린 것은 아니다. 당장 지난 21일과 22일에 거쳐 양측은 비공식 협상 채널을 가동해 방송정책 관장 부처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를 이룬 바 있다. 당시 합의 내용에는 방통위의 중앙행정위원회로의 법적 지위 보장과 방송정책 대부분의 방통위 존치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주파수 정책과 방송정책 관장을 누가 맡느냐는 문제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합의점을 찾아가던 양측의 협상은 새누리당의 태도 돌변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새누리당이 기존에 합의를 뒤엎고 대부분의 방송정책을 미과부에 이관시키는 인수위 원안을 다시 고집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양측의 협상이 다시 원점에서 시작되며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은 물거품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광고정책과 주파수 정책에 대한 논의도 후순위로 밀리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말인 24일, 새누리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통합당에 협상 일부 타결안을 제시했다. 인수위의 원안을 민주통합당이 받아들인다면 방통위의 지위를 격상하고 광고정책 부문을 방통위에 귀속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원안을 받아들인다면) 방통위의 법적 지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키고 소관 사항에 대해 미래부 장관과 공동으로 법령 제·개정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등 광고판매 부문도 규제 뒷받침 수단으로 방통위 귀속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제안도 덧붙였다. 동시에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도 확실하게 했다. 황 대표는 “비보도 방송 부문을 미래부에서 통신과 함께 관장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황 대표의 일부 타협안에 정면으로 반발했다.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방통위의 중앙행정위원회 존속은 이미 지금까지의 협상 과정에서 ‘존속’으로 결정된 부분인데 이제와 선심쓰듯 타협안으로 제시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새누리당의 타협안을 거부했다. 물론 방송광고의 방통위 관장 제안에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 조직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 구도는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명확해지는 분위기다. 큰 줄기는 방통위의 중앙행정위원회로의 법적 지위 존속에 대해 양측이 일정정도 협의를 마친 가운데, 새누리당은 비보도 방송정책의 미과부 이관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방송정책의 온전한 방통위 관장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비보도 방송정책의 미과부 이관이 확정되면 광고정책을 방통위에 넘긴다는 타협안을 제시한 상태며 민주통합당은 광고정책 자체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분위기다. 대신 주파수 정책에 대해서 민주통합당은 관련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통신 주파수는 미과부가, 방송 주파수는 방통위가 담당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상태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25일 대통령 출범식 직후에 열리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 조직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해당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지연시키는 근본적인 이유가 방송정책이라는 점을 들어 많은 전문가들은 신설되는 미과부가 향후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 건이 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