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미디어 타워 청사진 등장

차기 정부 미디어 타워 청사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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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가 구성하는 미디어 타워의 청사진이 나왔다. 아직 방송정책 관장에 대해 여야가 협상중이지만, 미래창조과학부 초대장관 후보자로 김종훈 벨 연구소 사장이 내정되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는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이 지명된 상황이다. 그리고 청와대 홍보수석에는 이남기 SBS 미디어홀딩스 사장이 임명되었다. 차기 정부에서 조직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정부 미디어 타워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이명박 정부 당시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홍보수석, 언론특보를 역임한 이동관 전 특보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최시중 전 위원장 등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커다란 차별성을 가지는 셈이다.

게다가 이들 모두 실무형 인재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잘 알려진대로 김종훈 미과부 장관 후보자는 미국의 IT 전반을 좌지우지하던 전문 경영인이며 차관 출신인 유진룡 후보자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고사해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행정에 밝은 전형적인 정통 관료의 길을 걸어왔다. 이남기 내정자는 지상파 방송사 경영인 출신으로 안정적인 경영 및 관리에 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차기 정부의 ‘김-유-이 미디어 타워 라인 구축’이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김종훈 후보자의 경우 이중국적 및 정체성 문제와 더불어 전문 통신-과학 경영자의 한계로 인해 자칫 그가 주도하는 미과부의 미디어 정책이 산업발전의 논리에만 그대로 매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오랜 미국 생활로 국내 사정에 밝지 못하다는 점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다만 김 후보자가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그 밖에 유진룡 후보자는 서울 신당동 동평화 패션타운 탈세 의혹과 부인의 위장전입 문제, 그리고 이남기 내정자는 현직 지상파 방송사 경영진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임명된 것에 대한 타당성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내정자의 청와대 입성을 두고 SBS 노조는 성명을 발표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 입성한 하금열 대통령 실장과 최금락 홍보수석에 이어 세 번째 정권 부역 언론인이 탄생했다고 비판했다.